[인터뷰]"K뷰티는 미니 반도체"…셀리맥스,1년새 매출 3.7배 성장 공식
김민석 셀리맥스 대표 인터뷰
왓챠출신 창업자의 K뷰티 실험
"5년내 매출 1조·글로벌 더마 브랜드 도전"
"화장품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고민한 건 '어떻게 하면 다시 사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 였습니다"
더마 스킨케어 브랜드 셀리맥스의 창업자 김민석 대표(39)의 이력은 남다르다. 그는 OTT 플랫폼 왓챠의 초기 멤버로 4년간 근무한 IT업계 출신이다. 이후 왓챠를 떠난 뒤 패션·뷰티 커머스 사업을 준비하던 지인의 제안으로 화장품 업계에 뛰어들게 됐다. 그는 "당시 뷰티 산업에 대한 경험은 없지만, 온라인 마케팅과 데이터분석에는 자신이 있었다"며 "뷰티업계가 글로벌 시장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셀리맥스라는 브랜드 이름에도 김 대표의 철학이 담겼다. '셀(cell)'과 '맥시멈(maximum)'의 합성어로 피부 고민 해결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화장품의 본질은 결국 피부 고민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약속한 효능을 실제로 보여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것이 브랜드의 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작년매출 3.7배 증가 1700억원 돌파
김 대표의 이런 접근은 실제로 성과로 빠르게 가시화됐다. 셀리맥스는 지난해 매출 173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462억원) 대비 약 3.7배 성장했다. 영업이익률도 약 25% 수준을 유지하며 인디 뷰티 브랜드 가운데서도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화장품 회사 중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7.9%), LG생활건강(2.7%)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며, 인디 브랜드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한 에이피알의 지난해 영업이익률 24%보다도 높다.
에이피알이 지난해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2배가량 성장했음을 감안했을 때, 셀리맥스의 성장 기울기는 훨씬 가파르다. 셀리맥스가 '제2의 에이피알', '제2의 구다이글로벌'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다.
이같은 급성장의 배경으로는 '히트 상품'보다는 '스테디셀러 포트폴리오' 전략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인디 브랜드는 한두 개의 히어로 제품에 매출이 집중되는 경우가 많지만 셀리맥스는 구조가 다르다. '지우개 패드', '노니 앰플', '브라이트닝 라인', '더비타 라인', '듀얼베리어 라인' 등 여러 제품군이 각각 20~30%의 판매 비중을 차지하며 고르게 매출을 만들어 낸다.
김 대표는 "어떤 브랜드는 히어로 제품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여러 스테디셀러가 포트폴리오를 이루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재구매가 누적되면서 매출이 폭발적으로 우상향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OTT 플랫폼에서 콘텐츠 소비 데이터를 분석하던 경험이 화장품 사업에도 크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왓챠에서 가장 중요했던 지표는 '방문'과 '재결제'였다.
김 대표는 "콘텐츠 플랫폼도 마케팅으로 이용자를 유입시킬 수는 있지만, 재방문과 재결제로 이어지지 않으면 결국 서비스는 성장하지 못한다"며 "화장품 역시 재구매가 존재하지만 다양한 브랜드의 화장품 선택지가 있다는 점에서 재구매로 잘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셀리맥스 핵심 경쟁력은 소비자 효과 체험 바탕 '스테디셀러'
김 대표는 이 부분에 주목했다. 그는 "화장품 창업을 시작한 2016년에만 해도 화장품은 재구매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재구매에 대해 관심을 깊이 기울이지 않거나 측정을 잘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우리는 각 제품이 얼마나 반복 구매되는지 데이터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성분 중심 전략 역시 이 과정에서 나온 솔루션이다. 재구매가 이뤄지려면 결국 제품 효과가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입증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김 대표는 "주름 개선 제품이라면 실제로 주름 개선 효과를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며 "논문 기반의 유효 성분을 중심으로 제품을 설계하는 이유도 결국 고객 만족이 재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셀리맥스의 성장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매출은 해외 비중이 더 크며,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올리브영'이라 불리는 '얼타뷰티'에도 입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미국에서 아마존 등 온라인 중심으로 성장했다면 앞으로는 글로벌 오프라인 확장이 중요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특히 얼타뷰티 입점의 경우 올해 매출부터 반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1년 만에 매출 462억원(2024년)에서 1736억원(2025년)으로 가파르게 성장한 이후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자신했다. 그는 "올해 매출 가이던스로는 4000억원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 매출만 700억원 수준으로, 이를 연간으로 계산했을 때 최소 3000억원 이상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지난해 수요대비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재고 쇼트가 나는 바람에 실제 오더를 다 소화하지 못하는 대기 수요까지 고려하면 4000억원은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연매출 1조 달성하면 IPO 추진"
그는 향후 5년 뒤 셀리맥스의 청사진에 대해 "연 매출 1조원 규모, K뷰티 인디 브랜드 상위 10개를 꼽았을 때 셀리맥스가 이름을 올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기적으로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생각이지만, 연 매출 1조·K뷰티 인디브랜드 상위 10개에 오르기 전에 무리하게 추진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연 매출 1조원 규모가 되면 글로벌 더마 브랜드들도 우리를 경쟁자로 인식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셀리맥스가 더 멀리 성장하기 위한 발판으로 IPO를 추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더마브랜드의 연 매출 규모는 약 3조~3조5000억원 규모다.
김 대표는 "K뷰티는 미니 반도체"라며 "한국이 가장 제조를 잘 할 수 있고, B2C 마케팅까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뷰티'"라고 답했다. 그는 "화장품 시장은 그동안 프랑스 중심의 비싸지만 우수한 화장품과 저렴하지만, 품질은 떨어지는 중국산 화장품으로 양분되어 있었다"며 "한국화장품은 정확히 프랑스와 중국의 중간지대에 포지셔닝 되어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화장품은 제조뿐 아니라 마케팅 경쟁력까지 더해져 K뷰티 산업 자체는 지속적으로 우상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K뷰티 열풍이 일시적 유행에 그칠 가능성에 대해서 그는 담담하면서도 단단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트렌드는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제품력이 있다면 고객은 남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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