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70대 남성이 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


경남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제1형사부(김영석 부장판사)는 29일 주거침입, 준유사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 A 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A 씨의 보석을 취소하며 법정 구속했다.


또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3년 명령도 각각 내렸다.

앞서 검찰은 A 씨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하고 취업 제한 5년과 신상 공개 등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경남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이세령 기자

경남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이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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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5월 경남 고성군의 한 주거지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친척 여성 80대 B 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 씨는 옆집에 혼자 사는 B 씨의 집에 침입해 성범죄를 저지르다, B 씨의 딸이 어머니 B 씨를 실시간으로 살피려 설치해 둔 가정용 카메라(홈 캠)에 그대로 찍혔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B 씨와 부적절한 연인관계였으며 사건 당일 B 씨의 승낙을 받고 집에 들어가게 됐다고 범행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2019년 치매 판정을 받아 약물 치료를 받고 있으며 2018년 사망한 남편이 살아있다고 주장하는 등 치매로 인해 인지능력이 떨어진 피해자가 거부하지 않았다고 해서 성적인 행동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피해자는 중증 치매로 인지력이 떨어져 범행 당시 성적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의 주장대로 집성촌에서 수십 년간 유사한 관계가 있었다면 마을 주민들이 소문을 들었겠으나 주민들은 사건 발생 후에야 피고와 피해자가 연인관계라는 소문을 들었다"라며 연인관계였다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A 씨가 사람이 다니지 않는 뒷문으로 들어간 점, 몇 년 전부터 서로 왕래하지 않은 점 등도 판단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피고는 고령에 피해를 앓는 피해자의 상태를 알고도 범행을 저질러 범행 장소와 관계에 비춰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피해 회복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없었다"면서도 "피고가 고령이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판결 이후 경남여성회는 "피해자가 성범죄자의 모욕을 피해 한평생 살아온 곳에서 떠나는 것은 옳지 않다. 가해자는 마지막 진술에서조차 피해자와 연인관계라며 명예를 훼손하며 죄책감을 가지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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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흔 사무국장은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치매 노인을 대상으로 가해자가 이 한 번만 범죄를 저질렀겠는가. 들키지 않았다고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성범죄에 대해선 초범에 관한 양형 인자를 개선해 줄 것을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강력히 건의한다"고 했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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