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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뿌리가 썩었는데 열매가 열리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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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뿌리가 썩었는데 열매가 열리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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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 국가에서 자신이 저지른 부정부패. 일부 그릇된 인사들은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 하다. 수사 결과 혹은 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은 있다. 일단은 당선되고 보자. 본질보단 표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


정치권에서 흔히 발생하고 있는 일이다. 수사권을 가진 경찰과 검찰을 겨냥해 개혁이니 혁신이니 주장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부정 의혹 등으로 사건에 연루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경찰 또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곤 한다.

더 나아가 부정 혐의가 성립돼 기소된 뒤에는 사법부의 판결이 나온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사 과정을 문제 삼으며 시간 끌기 일쑤다. 바로 정치권력을 가진 자들의 얘기다. 정당 소속으로 혹은 무소속으로 선출직에 출마해 유권자의 표로 당선돼 임기 동안은 세금으로 월급을 받아 가며 부를 축적하는 민선 정치인들. 일부 부도덕한 정치인들은 자신의 권한으로 더 많은 부를 축적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상황에 따라 논리가 바뀌는 정치인의 단면. 오늘날 이런 현상은 비단 정치권에서만 발생하진 않는다. 투표로 당선돼야 하는 모든 선출직이 이런 현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오는 6월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성향만 있을 뿐 소속 정당 없이 치러지는 세종시교육감 선거가 시끄러울 전망이다.


현직에 있을 당시 인사 비리 등 의혹에 휩싸인 A씨가 이런 리스크를 안고 있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선거에 뛰어들었다. 내달 3일이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기한이라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진 않았지만, 여론조사에 이름이 올라갔고, 출판기념회 등을 여는 등 출마 채비를 갖춰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과정에는 교육 관련 단체들도 한몫을 하고 있다.

A씨가 행한 인사비리는 공교육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주장이 아닌 증언이다. 현직에 있으면서 이를 감지했고, 최교진 교육부 장관의 청문회에서도 거론되는 등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도 당시 최 후보자는 장관으로 임명됐다. 스스로 사퇴하지 않았고, 버틴 결과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관점이다.


A씨 역시 이 과정을 지켜봐서인지 출마를 강행할 모양새다. 인사청문회에서 인사 비리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장관으로 임명됐는데, 자신도 버티면 되지 않을까란 막연한 기대심리일까. 그렇지 않다면 선거 때까지 침묵으로 일관하며 당선만을 위해 버티는 것일까.


위선적이며 혼탁한 교육감 선거를 차제에 예방하기 위해선 명백하다면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를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진정서 제출로 수사나 감사에 착수해 죄가 있다면 합당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234조는 누구든지 범죄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고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요컨대, 수사기관 고발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A씨의 부정을 논할 필요는 없다. 표를 행사하게 될 세종시 유권자도 마찬가지다. 이 시점에서 유권자는 아주 어려운 질문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A씨가 현직에 있을 당시 저지른 부정 등 리스크를 안고 있으면서까지 왜 세종시교육감이 되려고 하는지 말이다.


과연 A씨는 자신의 부정 의혹에 대해서 시민의 질문에 답할 준비가 됐는가. 이 모든 것을 털어내지 않고 숨기려 하고 계속해서 침묵한다면, 결과를 떠나서 뿌리가 썩어있는데 열매가 맺히길 바라는 위선자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충청취재본부 모석봉 기자 mosb@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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