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안전관리 한계 지적…"정부 등 안전관리 체계 나서야"

지난 8월 인천 송도 E1 인천기지에서 발생한 액화석유가스(LPG) 누출 사고가 부적합 자재와 부실시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인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조사서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지난 8월 6일 낮 12시 28분께 선박에서 육상 저장탱크로 LP가스를 옮기는 작업 중 배관 이음부에서 발생했다.

E1 상황실은 사고 발생 19분 후 가스 누출을 감시하고 신고했으며, 1시간 30분 동안 택시 700여대를 가득 채울 수 있는 22.8t의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당시 배관을 서로 연결하고 밀봉하는 '개스킷'은 최대 5MPa(메가파스칼)의 압력만 견딜 수 있는 테플론 소재였으나, 배관에는 7.18MPa의 압력이 가해졌다. 개스킷이 견딜 수 있는 압력보다 40% 이상 높은 수치로, 처음부터 사용해서는 안 될 부적합한 자재를 쓴 것이다.

또 개스킷이 배관 중심에 맞춰지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친 채 설치된 흔적도 발견됐다. 이렇게 비뚤어진 상태로 설치되자 개스킷에 압력이 불균등하게 집중됐고, 결국 과도한 압력을 견디지 못한 개스킷이 변형 및 파열되면서 대량의 가스가 쏟아져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8월 인천 송도 E1 인천기지에서 액화석유가스(LPG)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선박에서 육상 저장탱크로 LPG를 옮기는 작업을 하던 중 배관 이음부에서 누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소방본부

지난 8월 인천 송도 E1 인천기지에서 액화석유가스(LPG)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선박에서 육상 저장탱크로 LPG를 옮기는 작업을 하던 중 배관 이음부에서 누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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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배관은 올해 1월 13일~2월 19일, 2월 24일~3월 26일 두차례 가동한 뒤 약 4개월간 사용하지 않다가 사고 당일 재가동 과정에서 문제가 터졌다. E1 측은 "GS건설이 설계와 시공을 맡았으며, 설치 후 검수 및 감리 내역은 확인하겠다"고 의원실에 전했다.


허 의원은 "설계부터 시공, 검수, 감리까지 안전관리의 모든 단계가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E1은 사고 직후에야 문제의 개스킷을 기존보다 8배 이상 강한 금속 재질로 교체했는데 처음부터 제대로 된 자재를 썼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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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E1 인천기지 주변에는 한국가스공사 인천기지, 인천환경공단 소각시설, 인천신항 등 위험시설이 밀집해 안전사고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곳"이라며 "이번 사고로 민간의 안전관리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안전관리 체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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