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소 분리’ 반대 "범죄 대응 약화"… 변호사 2300여명 설문조사
대한변협, ‘전체 회원’ 설문 2383명 응답… "수사·기소 본질적 불리 불가능"
응답자 88%, 검사에 ‘보완수사요구권’ 필요… "경찰, 수사 종결 안 돼"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하는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해 변호사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할 경우, 범죄에 대한 대응력이 약화되고 수사·기소는 본질적으로 분리가 불가능한 기능이라는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김정욱)는 25일 변협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는 2383명의 변호사가 참여했다.
변호사들은 '수사권과 기소권의 조직적 분리'의 찬반을 묻는 설문에 58%(1382명)가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반대한다고 응답한 변호사들은 '범죄에 대한 대응력 약화'(26.4%), '경찰 또는 신설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 우려'(26.1%), '수사와 기소는 본질적으로 분리 불가능한 기능'(24.3%)이라는 이유(복수 응답)를 주로 들었다.
변호사들은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요구권을 줘야 할지를 묻는 설문에는 응답자 대다수인 88.1%(2101명)가 찬성했다. 변협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에 찬성한다는 응답자 상당수도 사법경찰관에게 완전한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것보다 제도적 통제 필요성이 있다고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구체적으로 '보완수사요구권과 보완수사권을 모두 부여해야 한다'는 응답이 44.6%(1064명)로 가장 많았고, '보완수사요구권만 부여' 32.1%(765명), 보완수사요구권 및 기소 전 조사권 부여 11.4%(272명) 순이었다. '보완수사권 무제한 허용' 응답은 37%(837명),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요구권이나 보완수사권 모두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10.2%(244명)였다.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허용하는 경우 통제 방안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4.6%가 '법원의 통제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국가수사위원회 통제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20.9%에 달했다. 다수의 변호사들이 검찰에 사법경찰관의 수사를 보충하는 성격의 수사 권한을 주더라도 권한 남용을 견제할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변호사는 '검찰 개혁'과 관련한 정부 정책이 충분한 검토와 준비기간을 갖고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타냈다. 법안 시행에 필요한 준비기간을 묻는 설문에 '2년 이상'이라는 응답 비율이 52.4%를 차지했으며, '1년 이상'(22%), '1년 미만'(18%), '필요 없다'(4.4%) 순이었다. 이에 대해 변협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유예기간을 1년으로 정하고 있는데 대해 법률전문가인 변호사 대다수가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인식과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변협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변호사들이 일선에서 겪은 경험이 반영된 결과로서, 수사권과 기소권의 조직적 분리에 관한 의견과 별개로 대다수 변호사는 수사절차의 현실적인 효용성 측면에서 사법경찰관에 대한 견제 장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봤다.
기존 형사사법시스템상 보완수사요구권이 존재했음에도 검찰과 경찰에서 이른바 '책임 떠넘기기'식 행태로 인해 수사 지연이 반복됐다는 개별의견이 많았다. 변협은 보완 수사의 책임 소재 및 기한을 명확하게 정하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고, 연계적인 구조 속에서 객관적인 평가시스템을 도입해 수사기관의 적극성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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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문에 응답한 변호사들은 변호사시험 출신이 61.9%(1475명)로 가장 많았고, 사법시험 출신은 37.2%, 군법무관 시험 등 나머지는 0.9%였다. 연령대는 40대가 39.7%(947명)를 차지했고, 30대 33.7%, 50대 17.8%, 60대 이상 7.6%, 20대 1.1% 순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변호사들 가운데 법원이나 검찰 등 공직에 근무한 경험이 없는 경우가 83.4%(2013명)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검찰 출신은 9.1%(219명), 법원 출신은 5.6%(136명), 경찰 또는 국정원 출신은 1.8%(43명)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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