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아시아금융포럼
"노화세포 젊게 만드는 '위대한 질문'
금융없이 불가능…금융·산업은 한몸"
"금융은 산업의 그림자다. 하지만 한국 금융과 산업은 따로 놀고 있다."

이정동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가 21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금융포럼(Asisn Financial Forum 2025)'에 참석, '기술선진국과 금융의 역할'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5.5.21 조용준 기자
이정동 서울대 교수는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2025 아시아금융포럼'에서 "한국이 0%대 저성장에서 탈출할 유일한 길은 우리 스스로 혁신의 싹을 키워내는 데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절정(peak)에 올라와 있고 앞으로 떨어질 걱정을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성장률이 0%대에 멈춰 있는 이유는 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한국 기업들은 아이디어를 혁신으로 키워내는 '스케일업' 과정에서 고전 중이라고 꼬집었다. 선진국과 중국 등이 챗GPT, 딥시크 같은 최선단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면 이를 벤치마킹해 탁월하게 실행은 하지만 먼저 제시할 줄은 모른다는 것이다.
이유는 문제의 속성을 새롭게 정의하고 창의적으로 해법을 찾는 '개념설계'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개념설계는 노하우(know-how)보다는 노와이(know-why), 시행착오 최소화보다는 도전적 시행착오를 견뎌내는 스케일업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그는 독창적 개념설계를 만들기 위한 시도의 일환으로 한국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위대한 질문(그랜드 퀘스트)'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10년 내 실현 가능성은 작지만 해내기만 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질문들이다. 예를 들어 '노화 세포가 분열할 수 있도록 유도해 노화가 아닌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기술을 만들 수 있을까' 등이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10개의 그랜드 퀘스트를 제시했다.

이정동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가 21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5 아시아금융포럼(Asisn Financial Forum 2025)'에 참석, '기술선진국과 금융의 역할'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5.5.21 조용준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이 교수는 기업의 개념설계 역량을 높이고 그랜드 퀘스트를 실현해나가기 위해서는 금융이 기업을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도전적 시도가 스케일업을 거치면서 시행착오를 축적해가야 하는 '죽음의 계곡' 구간을 버틸 인내 자본(patient capital)을 금융시스템이 받쳐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내 자본으로는 기업내부 유보자금, 벤처캐피털(VC), 프로젝트 기반 대출, 국가재정 등 네 가지를 들었다.
인내 자본 중에서도 은행권의 혁신금융을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처럼 예대마진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금융시스템으로는 한국의 그랜드 퀘스트도, 스케일업도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더해 국가재정으로 국가 연구개발(R&D) 투자를 더 확대하고, 정책 안정성을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 금융시장은 캐피털 생태계가 작고, 그나마 얼마 없는 벤처투자금도 시간이 흐를수록 초기 스타트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성숙한 기업으로 몰린다"며 "초기 스타트업이 혁신 스케일업에 꼭 필요한 도전적 질문을 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한국이 0%대 저성장에서 벗어나려면 기업과 산업을 살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혁신을 선도하고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기업을 뒷받침하는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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