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에서 복통·두통 호소 후 숨진 근로자…부검 했더니 "일산화탄소 중독"

평택 한 빌라서 외국 1명 사망 1명 다쳐

경기 평택의 한 빌라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외국인 근로자의 사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평택경찰서는 지난 16일 평택시 청북읍의 한 빌라 건물 4층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인도네시아 국적의 20대 근로자 A씨의 사인이 '일산화탄소 중독'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검 구두 소견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오후 7시12분께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같은 방에 있던 또 다른 인도네시아 국적의 동료 B씨는 의식 저하 상태로 이송 현재 치료받고 있다.

숨진 A씨는 사고 당일 오전 복통과 구토, 두통 등 증상을 호소해 같은 방을 쓰는 또 다른 동료 C씨와 함께 병원에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외출 후 귀가해 쓰러져 있는 A씨와 B씨를 발견해 회사 관계자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가스안전공사 확인 결과 가스 누출 사고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 당국의 일산화탄소 농도 측정에서도 허용 농도 50ppm 이하인 40ppm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숨진 A씨의 부검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구두 소견이 나온 상황이다.

경찰은 관계기관과 함께 정밀 감식을 진행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일산화탄소는 냄새와 색깔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공기 중에 존재하는지 여부를 자각하기 쉽지 않지만, 확산 속도는 빠르다. 이 때문에 밀폐된 공간에서 일산화탄소에 노출될 경우 중독으로 이어져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일산화탄소에 급성으로 중독된 경우 두통, 현기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