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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행복하지 않다", 정년 연장 반기지 않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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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급속한 고령화에 정년 연장
노동자들 사이에선 불만 목소리
"젊은층 위한 일자리 더 많이 창출해야"

중국에서 정년 연장을 추진하고 있으나, 현지 노동자들 사이에선 되레 불만의 목소리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정년 연장 소식을 전하며 "다른 나라처럼 연금 개혁이 촉발한 시위는 보이지 않지만, 중국 노동자들 사이에서 정년 연장 움직임은 인기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어 "정책 변화에 따른 전면적 영향에 직면할 1980년대 이후 출생자들이 가장 좌절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중국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 13일 폐막한 제11차 회의에서 정년 연장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남성 근로자 법정 퇴직 연령은 내년 1월 1일부터 15년에 걸쳐 기존 60세에서 63세로 점진적으로 연장된다. 여성 근로자의 경우, 기존 50세 및 55세에서 각각 55세 및 58세로 늘어난다. 중국에서 정년은 약 70년간 남성 60세, 여성 화이트칼라 55세, 여성 블루칼라는 50세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유지돼왔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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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정치과학자는 SCMP를 통해 "기본적으로 모두가 이 정년 연장에 고통스러워하고 있고 아무도 행복하지 않다"며 "이러한 정서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으면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에서도 연금 삭감은 이례적인 시위를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그와 비슷한 일이 중국에서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선전기구와 안보 당국 모두 반대를 검열하고 어떠한 불안도 싹부터 잘라내고자 정책 변화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준비돼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의 알프레드 우 부교수는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정년을 연장할 '골든 타임'을 놓쳤다면서 "그때는 취업 기회가 많았고 경제가 상승세였으며 모두가 행복했다"고 지적했다. 또 정년 연장에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힌 베이징의 마케팅 컨설턴트 자오모씨(26)는 "해결해야 하는 것은 나이 든 관리들이 10년 더 권력과 수월한 일자리를 누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을 위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SCMP는 공무원과 국영 기업 직원들이 민간 분야 노동자보다 훨씬 관대한 연금의 혜택을 누려왔고, 이러한 불평등은 특히 젊은이들이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일하다 지난 7월 실업자가 된 클라이티 천씨(26)는 "공무원인 내 아버지는 매달 내가 엄청난 노력 끝에 번 것보다 훨씬 많은 연금을 수령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중국이 정년 연장에 나선 것은 출산율이 급감하고 인구 고령화에 속도가 붙는 상황에서 연금 재정에 도움이 되고 노동력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은 2035년께 60세 이상 노인인구가 4억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하며 심각한 노령화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됐다. 또 지난해 중국인 평균 기대수명이 78.6세에 달하는 데다 과학기술 발달과 경제구조 변화로 육체노동이 크게 줄고 지식·기술 기반 일자리가 많아진 점 또한 정년 연장 추진의 배경이 됐다.


다만 젊은 층은 정년 연장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7월 정년이 연장될 경우 가뜩이나 힘든 일자리 찾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불안이 청년층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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