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권 팔아 판돈 조성…380억원대 도박판 벌인 일당
홀덤 대회 시드권 장당 10만원에 판매
대회 운영사 대표는 구속…216명 검거
무허가 홀덤 대회를 열고 판돈 380억원 상당의 도박판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서울과 인천 소재 대형 호텔 등지에서 무허가 홀덤 대회를 개최한 대회 운영사 대표 40대 김모씨를 도박장소개설 혐의로 구속하고, 직원 등 11명을 같은 혐의로 검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중 김씨는 구속, 직원 2명은 불구속 상태로 지난달 검찰에 넘겨졌다.
또 대회 참가권을 걸고 홀덤펍에서 유료 게임을 운영한 업주와 티켓 판매상, 티켓 거래 애플리케이션(앱) 운영자 등 204명도 도박장소개설 방조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대회 운영사가 벌어들인 46억원 상당의 수익을 기소 전 추징보전하는 한편, 임대 보증금 1억원과 차량 1대도 몰수보전 조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22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개인 및 제휴 홀덤펍을 상대로 대회 참가권을 뜻하는 이른바 '시드권'을 1장당 10만원 전후로 가격을 책정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드권을 구매한 홀덤펍들은 자체 게임에서 우승한 고객에게 상금 대신 시드권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시드권 1장을 10만원으로 책정해 현금 대신 자체 게임 참가비로 받아주는 등 고객들이 시드권을 현금처럼 사용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아울러 홀덤펍 자체 게임 우승자들이 메신저 오픈 채팅 등지에서 현금을 받고 시드권을 매도하기 시작하면서, 시드권은 일종의 재화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특히 2022년 9월까지 지류 쿠폰 형태의 실물로만 발행되던 시드권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전자 쿠폰 형태로 발행되면서 개인 간의 시드권 거래가 더욱 용이해졌다. 사실상 개별 홀덤펍들이 시드권의 유통 경로가 된 셈이다.
시드권 판매로 거둬들인 수익은 김씨가 개최한 홀덤 대회의 판돈이 됐다. 김씨는 수도권 등지에서 시드권 50장을 제출해야 참가할 수 있는 홀덤 대회를 개최해 참가자들로부터 시드권을 회수하고, 시드권 판매대금의 80%를 상금으로 지급했다. 남은 20%는 김씨가 운영한 대회 운영사의 수익으로 책정됐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대회에서는 참가자 206명으로부터 10억3000만원 상당의 시드권 1만300장을 회수됐다. 참가자들은 1인당 50장의 시드권을 제출하고 총 8억2400만원의 상금을 차등 지급받았다. 이 같은 방식으로 김씨 일당은 47회에 이르는 홀덤 대회를 열어 총 380억원 상당의 시드권을 판매했다.
경찰은 전체 판돈 380억원에서 수익 명목으로 챙긴 금액이 80억원~9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현금 거래가 많아 수입 입증에 어려움이 있다보니, 추징 보전 액수를 보수적으로 책정하게 됐다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들은 홀덤 대회 상금을 마련하기 위해 참가비를 현금으로 받는 대신 시드권을 판매하는 이른바 간접 베팅 방식으로 법망을 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법상 도박죄가 성립하려면 재산상 이익을 걸고 승부가 이뤄져야 하는데, 시드권이 재화가 아닌 단순 대회 참가권일 경우 도박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지난해 4월 수도권 대형 호텔 등지에서 허가받지 않은 채 대규모 홀덤 도박이 이뤄지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일정한 재산적 가치가 있는 시드권 등을 제출하고 홀덤 게임에 참여해 상금을 나누는 행위 자체를 도박으로 판단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한편 시드권의 재산적 가치를 입증하는 데 수사의 중점을 뒀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시드권에는 재물성이 없다고 홍보하고 대회를 열었기 때문에 표면상 위법성을 입증하려 했다"며 "시드권이 판돈의 원천이 됐으며, 홀덤펍에서 현금처럼 유통되는 구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봉 1억' 삼성전자 직원, 성과급 6억 받으면…세...
그러면서 "홀덤펍에서 현금화가 가능한 시드권을 상금으로 내걸고 게임을 진행한 경우 불법에 해당한다"며 "참가자들도 이 같은 행위가 도박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향후 불법 도박 대회에 연루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