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거절하자 스토킹…알바하는 가게 찾아가 맥주 뿌린 20대

SNS 통해 알게 된 같은 대학 여학생 짝사랑
거절 당하자 스토킹…벌금 500만원 집유 1년

같은 대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에게 사귀자고 고백했으나 거절당한 뒤 스토킹을 한 20대 남성이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0일 인천지법 형사3단독 권순남 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1)에게 벌금 5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40시간의 스토킹 범죄 재범 예방 강의 수강도 함께 명령받았다.

A씨는 지난해 10~11월 인천시 계양구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B씨(20·여)를 찾아가 건물 밖으로 끌고 나가려고 하거나 휴대전화로 몰래 사진을 찍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B씨에게 "왜 나를 모른 척하냐. 너 때문에 자퇴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식당 앞에서 B씨를 기다리다가 B씨가 상가 화장실에서 나오자 맥주를 뿌리고 맥주병을 바닥에 던지기도 했다.

A씨와 B씨는 같은 대학교에 다니지만,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2021년 우연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를 통해 같은 대학교에 다니는 B씨와 알게 됐다. 이후 A씨는 B씨에게 사귀자고 고백했다가 거절당하자 이러한 범행을 저질렀다.

권 판사는 "스토킹 범죄로 피해자가 겪는 공포심과 불안감은 매우 크다"며 "폭행이나 협박 등 다른 범죄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엄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850만원을 지급했고, 피해자도 피고인의 형사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맥주병으로 폭행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