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니었음 핵 전쟁 났어" 트럼프 재판 중 큰소리

뉴욕주 금융 사기 민사소송 증언 중 발언
"북한 상대 안 했으면 핵 대학살 벌어져"
혐의 대해선 "난 연관 안 해" 극구 부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금융사기 민사소송 증언 과정에서 자신이 재임 중 북한에 대응하지 않았더라면 '핵 참사'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주장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민사소송 증언 녹취록에선 "내가 북한을 상대하지 않았더라면 '핵 대학살 참사(nuclear holocaust)'가 일어났다"라는 언급이 나왔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가 당선되지 않았더라면 지금 핵전쟁이 일어났다"라며 "그것이 진실"이라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이 발언은 지난 4월 진행된 선서 증언에서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해당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직무 수행 도중 트럼프 그룹에 별로 관여한 바가 없다는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자신의 대통령 직무에 대해 "수백만명의 생명을 살리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나는 바빴다'라고 강조했다.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에릭 트럼프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그들이 점점 더 많이 회사 일에 관여했다"라며 "나는 실제로는 전혀 연관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갖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면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미국의 대북 정책 덕분에 핵전쟁 위기를 막을 수 있었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또 북한이 세계보건기구(WHO) 집행이사국에 선출된 뒤 지난 6월 초 "김정은에게 축하"라는 공개 축하 메시지를 전달해 공화당 내에서 비판받기도 했다.

한편 뉴욕주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자녀들이 트럼프 그룹의 자산 가치를 부풀리는 등 금융 사기 혐의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주 검찰에 따르면 트럼프 가문은 부동산 가치를 축소해 세금을 적게 내고, 은행 대출 과정에선 반대로 자산 가치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가 있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문건을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4년 자신의 자산을 22억달러(약 2조9100억원)가량 부풀렸으며, 이를 통해 대출기관, 보험사 등에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약 10년에 걸쳐 부당이익을 취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