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독주 울산시금고 경남·KB '재대결'…변수는
연 5조원이 넘는 울산시금고 유치를 두고 BNK경남·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이 맞대결을 펼친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시·도금고 등 지역 기관영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경남은행이 26년간 지켜온 시금고를 수성할지, 국민은행이 첫 지역 1금고 유치에 성공할지 관심사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4~25일 진행된 울산광역시 금고 지정 제안서 접수 결과 1금고에는 BNK경남은행과 KB국민은행이, 2금고에는 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이 참여했다. 이로써 경남은행과 국민은행은 울산시금고를 두고 4년 만에 다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BNK경남은행에서 560억원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3일 서울 시내 한 BNK경남은행 지점 모습.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경남은행의 강점은 뚜렷한 지역 기반이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경남은행의 울산지역 점포 수는 지점 25개소, 출장소 6개소로 KB국민은행(지점 9개소, 출장소 1개소)의 3배를 상회한다. 경남을 기반으로 한 지역은행으로 지역주민과 지역 자영업자·중소기업과 쌓아온 관계 역시 26년간 시금고를 수성한 바탕이 됐다.
다만 지역사회에서 출연금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대형 시중은행 대비 자금동원력이 취약한 경남은행으로선 출연금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운 조건이다. 경남은행은 지난 4년 전 유치전 당시 110억원의 출연금을 약속한 바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선 김두겸 울산시장 등이 경남은행의 은행명 변경을 요구하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 울산시금고를 담당할 은행으로서 지역 정체성을 더욱 강화해 달란 취지다. 이에 경남은행도 행명 변경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울산(Ulsan)의 영문 앞머리 글자인 '유(U)'를 활용해 'BUK경남은행'으로 행명을 변경하는 방안도 거론되나, 당국의 승인 절차와 정관 개정, 이에 수반한 막대한 비용을 고려하면 비현실적이란 관측이 대체적이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선 은행 간판에 울산이나 울산을 상징하는 내용을 포함하거나, 울산지역 직원 명함에 울산을 명기하는 등의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이다"면서 "자산규모에 차이가 있다는 점은 약점이지만, 그간 지역경제에 공헌해 온 점 등을 적극적으로 어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민은행은 지방은행과 차별화된 자본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4년 전과 달리 지역사회 기여 확대와 관련한 여론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다. 최근엔 울산신용보증재단에 4억원을 출연하고 지역 내 소상공인에게 약 60억원의 대출을 지원하는 등 지역사회 기여를 확대하고 있다.
울산시금고를 맡은 적은 없지만 부산·광주·경기·충남 등 4개 광역자치단체에서 2금고를, 서울 노원·광진구 등 5개 구 기초자치단체 1금고를 포함해 총 20개 지방자치단체에서 금고를 맡아 운영하는 점도 강점 중 하나다. 금융권 관계자는 "광주 조선대가 50년여 만에 주거래은행을 광주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바꿨던 것처럼 최근 지역사회에서도 기여도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국민은행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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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앞선 대구시금고 유치전에선 1금고엔 대구은행이, 2금고엔 농협은행이 단독지원 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다른 지역에선 여전히 출연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부산은행이 22년간 1금고를 수성해 온 부산광역시에서도 최근 시의회 등 정치권을 중심으로 출연 확대와 관련한 목소리가 높아지며 일부 시중은행들이 도전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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