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둔화가 본격화될 경우 국내 수출뿐 아니라 금융·외환시장에도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한은은 당장 중국발 금융시장 위기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막대한 중국 자본이 국내 외환·채권시장에 들어와 있는 것을 고려하면 추후 중국 경기 상황에 따라 금융시장 전반으로 파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中리스크, 한국파장]③中 채권자금 빠지면 시장 혼란...환율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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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채권 자금 빠지면…시장 혼란 불가피

23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한국 채권시장 투자 자금은 285억달러로 추정된다. 전날 원·달러 환율 종가(1335.5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38조617억원 규모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전체 외국인 투자 잔액이 230조~240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 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


한국은 주로 중국에 생산시설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에 전체 대중 투자(1664억달러)에서 직접투자(1020억달러)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반대로 중국은 총 대한(對韓) 투자(860억달러)에서 채권투자가 직접투자(157억달러)보다 비중이 더 크다. 이 때문에 앞으로 중국 경기 둔화가 본격화될 경우 한국에 있는 중국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우리 채권시장에도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중국 당국이 내수 부양을 위해 해외 자금 유출을 규제하면서 한국 국채 등을 팔아 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늘고 있다. 실제 중국은 지난해부터 미국 국채도 적극 매도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해 6월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8354억달러로 1년 새 1000억달러 이상 줄었다. 미·중 갈등이 주요 원인이지만 최근 자금유출로 인한 위안화 약세 방어 측면도 있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국채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추후 자금회수가 시작되면 우리 자금시장이나 금리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채권시장에서 외국 자본이 급격히 빠져나가면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시장 변동성이 확대된다. 이는 주식시장이나 외환시장으로 전이돼 실물경제에도 부담을 준다.

弱위안에 원화도 하락…외환시장 불안

시장에선 위안화 약세로 인한 환율 변동성 확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한국은 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원화 역시 위안화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인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와 신용등급 강등으로 안전자산(달러) 선호가 강해져 아시아 통화가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위안화와 함께 원화 절하폭도 커지며 원·달러 환율은 이미 1330~1340원 수준까지 올랐다.


위안화는 지난 5월 중국의 심리적 방어선인 '포치(달러당 7위안 돌파)'가 깨졌고, 최근에는 달러당 7.3위안까지 넘었다. 중국 인민은행은 부진한 경기 회복을 위해 기준금리까지 낮추고 있어 앞으로 위안화 약세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채 리스크 공포가 위안화 약세 심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원화 약세 재료가 넘쳐나면서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특히 우리나라 외화 콜시장에서 중국계 은행의 거래 비중이 50~60%에 달하기 때문에 시장 불안 가능성도 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신흥경제부장은 "지금은 중국 외환 자금 시장이 나쁘지 않지만 추후 자금이 부족해지면 한국에서 직·간접적으로 자금을 당겨갈 수 있다"며 "이 경우 국내에 외화가 부족해질 수 있고, 금융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중국에 나가 있는 한국 투자 자금도 손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국내 금융사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4000억원에 불과해 최악의 경우에도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직접투자를 제외한 대중 채권·주식 투자액은 640억달러가 넘는다. 중국 부동산 위기가 경기 침체로 번질 경우 우리 경제 전반의 손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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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스와프 확대…외환·금융시장 안정 도움

정부와 한은은 아직 중국발 금융·외환시장 불안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채권시장에 들어와 있는 중국 자금은 대부분 공공자금이기 때문에 중국 경기가 안 좋아지더라도 민간자금에 비해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 초에도 해외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외국인 채권자금이 큰 폭 순유출된 바 있는 만큼 안심하기는 힘들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외환·금융시장이 불안해졌을 때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는 통화스와프를 미국이나 유로존, 영국 등으로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외환 수요를 낮추기 위해 한은과 국민연금이 체결한 350억달러 외환스와프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해외 유보이익을 국내에 들어올 수 있게 하는 정책을 통해서도 외환시장 안정과 경제 회복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2일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로, 코스피 등 주식은 상승세로 시작했다.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외환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22일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로, 코스피 등 주식은 상승세로 시작했다.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외환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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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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