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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요일日문화]일본 여름하면 떠오르는 축제, '마쓰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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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례 의식에서 기원한 마을 축제
노점에서는 한국 음식도 인기

여름휴가로 일본 여행 계획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다뤄서 그런지 몰라도 일본의 여름 하면 축제인 '마쓰리'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전통의상 유카타를 입고 걸으며 길거리 음식도 사 먹고, 마지막에 밤하늘의 불꽃놀이를 보고 마무리하죠.


그렇다면 일본의 마쓰리는 어떻게 여름의 대표적인 문화로 떠오르게 됐을까요? 오늘은 마쓰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日요일日문화]일본 여름하면 떠오르는 축제, '마쓰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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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리는 제례에서 왔습니다. 일본은 모든 것에 신이 깃들어있다고 믿는 문화가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과 신에게 감사한다는 뜻으로 마쓰리를 열게 됐는데요. '마쓰리(祭り)'라는 단어의 어원은 제사를 지낸다는 단어인 '마쓰루(祀る)'에서 왔습니다.


일본에서 이런 축제가 오랜 전통으로 굳어질 수 있는 데는 '하레'와 '케'의 개념도 한몫합니다. 일본에서는 명절이나 제례, 관혼상제는 '비일상'이라는 의미의 하레, 평소의 일상생활은 케의 개념으로 구분합니다. 축제는 하레에 속하는데, 화려하게 치르며 케를 새롭게 한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결국 일상을 버티게 하는 힘이 축제에 있다는 것이죠.


이처럼 행사 대부분은 제사나 불교 의식에서 기원했습니다. 가마꾼들이 큰 가마를 들고 거리를 걷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이를 '오미코시(お神輿)'라고 부릅니다. 축제에 맞춰 신이 지역을 돌아다니기 위한 가마를 운반하는 것인데요. 가마꾼들이 신사 주변을 돌며 신을 모시고, 가마에 탄 신은 재앙과 부정을 흡수해 정화하고 풍년을 빌어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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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때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 추는 춤도 있습니다. '봉오도리(盆踊り)'라고 부르는데요. 7월이나 8월에 조상에게 공양하기 위해서 추는 춤으로, 일본 전역에 1000가지 이상의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보통 광장 중앙에 기둥을 세우고, 기둥 주위를 돌면서 춤을 춥니다. 규모가 크고 멋있는 '봉오도리 명소'도 있는데요. 아키타현이나 기후현, 도쿠시마현은 3대 봉오도리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외국인이 문화 충격을 받는 나체 축제도 있습니다. 나체로 축제에 참여하는 이유는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으로 신과 교감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가고 더러움을 씻어낸다는 의미를 가지는데요. 그래서 섣달그믐이나 정월 대보름에 주로 열립니다.


축제의 마지막은 언제나 불꽃놀이가 장식하는데요. 불꽃놀이는 에도시대부터 시작된 오랜 전통입니다. 아름다움을 즐기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 역시도 신성한 불의 힘으로 혼을 위로한다는 위령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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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제법 진지해지는 듯한데, 사실 마쓰리는 말 그대로 축제입니다. 제사처럼 무거운 분위기는 전혀 없는데요. 길거리에 아이들을 위한 게임 노점이나 음식을 파는 포장마차를 늘어놔 활기차고 시끌시끌한 분위기입니다.


마쓰리 포장마차 대표 음식도 있습니다. 오징어에 간장 소스를 발라 굽는 '이까야끼'부터 사과 겉에 설탕 코팅을 한 '사과 사탕' 등 종류가 정말 많은데요. 일본인이 꼽는 마쓰리 음식 '베스트 5'에는 솜사탕, 타코야끼, 사과 사탕, 초코바나나, 야끼소바 등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요즘 마쓰리에는 한국 음식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5월에 후지산에서 열린 마쓰리를 다녀왔는데요. 정말로 '십원빵' 노점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치즈 핫도그, 떡볶이, 전구 소다, 우유 얼음이 들어간 '한국식 빙수' 등 마쓰리에서 한국 음식을 보니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후지산 마츠리의 십엔빵 노점.

후지산 마츠리의 십엔빵 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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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이야기를 들려드렸는데요. 이처럼 마쓰리는 단순한 마을 부흥을 위한 축제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도 지역 축제가 있지만 어쩐지 '바가지요금' 등으로 잘 가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마쓰리에서 전통 의상 유카타를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분위기가 부럽기도 했는데요. 지역의 고유한 전통을 이어가는 일에 대해서는 우리도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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