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죽이면 분 안 풀려' 메모 쓴 정유정
이수정 교수 "목적어는 아버지일지도"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은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를 수백회 찌르는 등 잔혹함을 보였다.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아온 정유정은 '존속 살인'을 검색할 정도로 가족에 대한 분노가 상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유정은 과외 앱으로 혼자 거주하고, 여성이고, 집에서 과외 수업이 가능한 대상을 물색했다. 억눌려온 분노의 방향은 일면식도 없던 피해자에게 향했다.

정유정은 범행을 이틀 앞두고 아버지와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정유정은 "내가 큰일을 저지르면 아빠가 고통받을 것이다", "큰일을 저지르고 나도 죽겠다" 등 아버지에게 살인을 예고하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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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헤어져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았다. 이런 환경에 불만이 컸고 부모에 대한 배신감과 좌절을 느꼈다고 정유정은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정유정이 고등학교 3학년 시절 골프장 캐디에 지원했고 '기숙사 생활'을 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는데, 전문가들은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집을 벗어나고 싶었던 욕망이 반영됐다고 분석한다.


정유정은 대학 입시와 공무원 시험 준비에 실패한 뒤 온라인에 '존속 살인'을 검색할 만큼 분노가 컸다.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정유정이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고 쓴 메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검찰 심리 분석 결과, '정유정이 애정을 갈구했던 아버지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제삼자에게 피해를 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정유정은 그 과정에서 범행이 용이한 또래 여성을 살인 타깃으로 고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 심리학과 교수는 YTN 더뉴스에서 "정유정이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고 공책에 써놨는데 목적어가 생략돼 있다. 목적어는 어쩌면 아버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혼자서는 해 봤다"며 "피해자가 정유정에게 분노를 일으킬 만한 행위는 아무것도 안 하지 않았나"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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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자기가 분노하는 대상은 누구인데 문제는 만만하고 방어 능력이 떨어지는 피해자를 화풀이 대상으로 대치했다"며 "누구라도 무차별적으로 피해를 볼 수도 있었던 사안이니까 정말 죄질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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