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대표 선출 주총의 3대 변수…‘외국인·우호지분·뿔난개미’
단일 최대주주 국민연금, 반대표 던질 가능성
외국인·개인 투자자는 KT에 상대적으로 우호적
KT는 7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4명의 차기 대표이사(CEO) 후보 심사대상자(숏리스트) 면접 심사를 진행해 윤경림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을 최종 후보로 뽑았다. 숏리스트 발표 이후 '(KT 출신) 그들만의 리그' '이권 카르텔' 등 여권의 비판이 거셌지만 내정자 선정을 중단하지 않았다. KT 측은 구현모 대표의 임기가 이달로 끝나기 때문에 차기 CEO 선임 등을 위한 주주총회 일정상 절차를 더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상법상 차기 CEO 후보 등 주총 안건을 안내하는 서한을 모든 주주에게 주총 2주 전 서면으로 보내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이제 윤경림 KT CEO 내정자가 이달 말 열리는 주총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관심거리다. KT 차기 대표를 선출할 주총의 3대 변수는 43%의 지분을 가진 외국인, KT와 지분 맞교환으로 전략적 동맹을 맺은 현대차그룹·신한은행, 정부 외풍에 KT 주가가 급락한 것에 분노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의 선택이다.
KT와 인연 없는 외부 인사는 후보군에서 모두 탈락
숏리스트는 전·현직 ‘KT맨’ 4인으로 압축됐다. 애초 정·관계 인사가 강세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KT와 인연이 없는 외부 인사는 모두 후보군에서 탈락했다. KT 이사회는 28일 대표이사 숏리스트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부문장(부사장), 윤경림 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사장) 등 4명을 선정했다. 후보에서 사퇴한 구현모 현 대표를 제외한 33명을 대상으로 심사한 결과였다. 외부 인사 중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등은 탈락했다.
최종 후보로 뽑힌 윤경림 사장은 이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주투표를 거쳐야 KT CEO에 오를 수 있다. 주주총회 결의 요건은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출석주주 과반수의 찬성이다. CEO 임기는 2026년 3월까지 3년간이다.
앞서 KT는 차기 CEO 후보로 구현모 현 대표를 두 차례 선정했다. 그러나 정치권으로부터 ‘셀프 연임’ ‘깜깜이 선발’ 등의 비판과 압박이 거세지자 기존 절차를 중단하고 지난달 초부터 공개 경쟁 방식으로 선임 절차를 다시 시작했다.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이 소유분산기업 CEO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한 영향이 컸다. 구 대표는 재공모에 참여하며 연임 의지를 밝혔지만 결국 지난달 23일 후보에서 물러났다.
KT와 전략적 동맹 맺은 현대차·신한은행 선택은
윤경림 사장이 최종 후보로 선정됐지만 대통령실·여당의 반발 기류가 강해 주총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지난해 말 기준 KT 주주명부에 올라 있어야 한다. 당시 주요 주주는 외국인 43.03%, 국민연금(10.35%), 신한은행(5.58%), 현대자동차(4.69%), 현대모비스(3.10%), 우리사주조합(0.34%), 기타 32.91% 등이다.
단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숏리스트에 대한 입장을 나타내진 않았지만 주총에서는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KT의 후보 선임 절차 등 지배구조를 계속 비판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여러 차례 KT·포스코 등과 같은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가 투명하지 않다며 의결권을 적극 행사(스튜어드십 코드 발동)하겠다고 시사했다.
표 대결의 포인트는 현대차그룹과 신한은행이 선택이다. 이들은 KT와 지분 맞교환으로 전략적 동맹 관계를 구축했지만 정부와 국민연금의 눈치도 봐야 하는 입장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신한금융지주 지분 8.29%를 가진 최대주주이고, 현대자동차 지분 7.7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신한은행과 현대차그룹의 지분을 합치면 13.37%로 국민연금보다 3.02%포인트 많다. KT는 현대차와는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산업을 이끌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지분 맞교환했다. 신한은행과도 메타버스 등 공동 플랫폼 사업 등을 위한 장기 파트너십 유지를 위해 서로의 지분을 샀다. 두 회사는 네트워크 기술이 필수인 모빌리티 분야와 금융사업에서 국내 최대 통신망을 보유한 KT와의 사업적 협력을 진행하면서 더욱 공고한 협력을 위해 지분 교환을 진행한 것이다.
특히 모빌리티 분야에서 KT는 포기할 수 없는 전략적 우군이다. KT는 국내 대부분의 유선망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사보다 5G망을 빨리 구축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자율주행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사업 제휴와 우호 지분 확보 차원에서 진행했던 지분 스왑이 이번 주총에서 위력을 발휘할지, 우군으로 여겼던 파트너들이 외압에 밀려 KT에 불리한 '정치적 선택'을 할지는 미지수다.
지분 교환 당시 이들은 지분 확보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했다. 경영권 참여는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사업적 측면에서만 보면 이들이 KT 이사회의 결정을 굳이 반대할 명분은 없다. KT 입장에서는 두 회사가 반대표만 던지지 않았어도 차선은 될 수 있다.
정치 외풍에 KT 주가 급락해 개인 투자자 반발 거세
KT의 차기 CEO를 뽑는 주총에서 가장 큰 변수는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의 선택이다. KT의 외국인 지분율은 43.03%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구현모 대표 체제에서 주가가 한때 최고 90%까지 올라 현 경영진에 대한 외국인 주주들과 개인 투자자들의 평가는 좋은 편”이라며 “이들이 KT 이사회가 선정한 CEO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소송 리스크가 있는 후보가 아니라면 사업 비전 등으로 평가할 것"이라며 "어떤 외국인 투자자들은 소송 리스크가 있더라도 최종 유죄 판결이 난 경우에만 반대표를 던지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외풍에 KT 주가가 급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단단히 뿔이 나 있다. 지난해 4만원을 넘볼 만큼 고공행진했던 KT 주가가 오르기 전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KT 경영 공백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지난해 10조원을 넘었던 KT 시가총액은 현재 2조원 이상 증발한 상태다. 이런 탓에 KT 종목토론방 등에서는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개미들의 '민심'이 주총에서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T는 재작년부터 전자투표제를 도입해 개인 투자자들의 주총 참여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총서 부결 때는 CEO 선정 다시 원점으로
주총에서 차기 대표 선정이 부결될 경우 CEO 선임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되면 지난달 9일 KT 이사회가 전체 회의를 열어 재공모를 결의한 후 한 달여가 걸렸는데, 또다시 재공모에 들어간다면 한 달여의 기간이 더 필요해진다. 재공모를 받고 후보자를 추려 이사회 면접과 임시주주총회까지 거치려면 적어도 한 달 반 정도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임시주주총회를 위해선 2주 전에 소집 공고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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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심사 직전 사외이사가 돌연 사퇴하고 대표 후보자도 일괄적으로 물러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혼란 속에서 뽑힌 윤경림 사장이 주총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관심거리다. 더구나 주총을 무사히 통과해도 험로가 예상된다. 윤 사장이 구현모 대표의 '오른팔'로 불리며 여권의 비토가 가장 심한 후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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