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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부터 치료까지 이어지는 연구 성과…아토피피부염 정복 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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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피부염.[이미지출처=이라수토야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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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피부염은 흔하게 발병하면서도 치료는 쉽지 않은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이다. 이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명백한 '주적' 중 하나로 꼽힌다. 주요 증상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면서 외부 자극이나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피부를 긁어 습진성 변화가 발생한다. 더구나 만성적으로 재발해 나이가 들면서 점점 줄어들긴 하지만 소아,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도 한다. 발병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 환자 수는 2018년 92만명에서 2021년 99만명으로 증가했다.


아토피피부염은 여전히 치료하기 쉽지 않은 병이지만 연구와 신약 개발을 지속하면서 점차 정복을 위한 길이 열리고 있다. 최근에도 의학계에서는 주목할 만한 관련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증상이 발현되기 전 미리 발병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될 물질을 찾아내기도 했다. 유산균을 통한 경구면역요법 연구도 성과를 보이는 등 여러 방면에서 눈부신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안강모 교수(왼쪽), 김지현 교수.[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안강모 교수(왼쪽), 김지현 교수.[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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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연구는 한국과 미국 연구진에 의해 발표됐다. 아토피피부염 발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피부의 지질 바이오마커를 찾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안강모·김지현 교수, 미국 내셔널 주이시 헬스(National Jewish Health) 도널드 륭·예브게니 베르디세프 교수 공동 연구팀은 피부에 이상이 없는 생후 2개월 영아 111명의 팔에서 테이프로 피부 각질층을 채취하고, 피부 지질 구성과 사이토카인을 분석한 뒤 생후 24개월까지 추적 관찰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아토피피부염이 발생하기 이전인 생후 2개월에 이미 피부 지질구성 및 피부에서의 사이토카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알레르기 가족력이 있으면서 피부의 IL-13 단백질과 26대1 불포화 스핑고미엘린(unsaturated sphingomyelin)이 높고, 단백질 결합 세라마이드(O30:0(C20S)-CER)가 낮은 경우 아토피피부염 발생 가능성이 54배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알레르기·임상면역학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IF=14.29)'에 게재됐고, 지난달 말 미국에서 열린 미국알레르기임상면역학회에서 소개돼 이목을 끌었다. 연구팀은 "아토피피부염의 발생 예측은 조기 개입을 통해 환자들의 고통을 줄이고, 의료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면서 "알레르기 행진으로 이어지는 질병의 진행을 예방하고, 향후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 진료의 기반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RAB25가 결핍되면 세포 운동성이 떨어져 케라토하이알린과립 성장이 저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피부 보습 등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졌다.[사진제공=연세의료원]

RAB25가 결핍되면 세포 운동성이 떨어져 케라토하이알린과립 성장이 저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피부 보습 등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졌다.[사진제공=연세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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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피부염 치료제·치료요법 발전을 위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남기택, 피부과학교실 박창욱 교수 연구팀은 'RAB25' 단백질이 부족해지면 피부 보습력에 관여하는 케라토하이알린과립 생성이 저해돼 '필라그린(filaggrin)'이라는 보습 인자가 줄어 아토피피부염이 악화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정상 피부와 아토피 피부염의 세포 단백질 발현량을 비교·분석했더니 아토피피부염에서 RAB25 단백질의 발현량은 정상 피부 샘플의 RAB25 단백질 발현량의 36분의 1에 그쳤다. 이어 동물실험을 통해 피부 세포를 회복시키는 칼펩틴(Calpeptin)을 RAB25 단백질에 주입했더니 아토피피부염 증세가 호전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유산균 도움을 얻어 아토피피부염과 알레르기 치료 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안강모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김치 유래 유산균 복용 후 아토피피부염 중증도 지수(SCORAD)는 29.5점에서 복용 12주 후 16.4점으로 44%가량 낮아졌다. 해당 지수는 25점을 기준으로 증상의 경중을 나누는데, 16점대면 경미한 편이다. 김지현 교수가 지난해 8월 발표한 논문에서도 유산균의 일종인 비피도박테리움 롱검균(비피더스균)이 피부장벽기능장애를 완화하고 아토피피부염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규명한 내용이 담겼다. 김 교수는 "유산균을 이용한 경구면역요법은 이제 막 움트기 시작한 새로운 분야"라며 "아토피피부염은 물론 식품 알레르기로부터 환자가 자유로울 수 있도록 연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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