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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인' 겨냥 이탈표 이유 찾기 빠진 민주…"십자가 밟기"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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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거취 '투표하자'부터 이낙연 '제명'까지
친명계 '조직적 이탈표 행사' 주목
비명계 "십자가 밟기 강요" 반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까스로 부결되긴 했지만, 30표 이상의 이탈표에 따른 후폭풍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 대표 거취를 놓고 당원투표를 하자는 목소리부터 이낙연 전 대표를 제명하자는 주장까지 나와, 당내 분란이 이른바 '색출' 과 '살생부'까지 적나라하게 표출돼 격화되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장했던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당·징계 요구에 이어 이번에는 지난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에게로 화살이 겨눠진 모습이다. 당 청원 게시판에는 이 전 대표를 겨냥해 '영구 제명'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2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고 있다. 대거 이탈표의 배후에 이 전 대표가 있다는 주장인데, 당 지도부가 '압도적인 부결'을 자신했던만큼 예상치 못한 이번 결과에 어떻게 해서라도 이유를 찾으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탈표의 원인을 '특정인'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풀어나가면서 당내 분란은 계속 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 상정에 대한 신상발언을 마친 뒤 동료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 상정에 대한 신상발언을 마친 뒤 동료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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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표적인 비명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YTN라디오에 나와 "특정 정치인을 좋아하고 따르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모습이고 부럽기도 하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대한 인격적 모독이나 압박 정도가 지나치면 안 하느니만 못한 폐해가 있다"며 "그런 일그러진 또는 잘못된 것을 고치자고 하는 것이 우리 당이 나아갈 방향인데 아직도 그런 모습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지금도 일부 강성 당원들로부터 '문자폭탄'을 받고 있다는 이 의원은 "의원들 전체가 '비명·친명' 이렇게 나뉘는 것만이 아니다"라며 "개별 의원들한테 (친명, 비명) 단정을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색출''살생부 명단'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나치 시대에 기독교 신자를 색출하려고 십자가 밟기를 강요하지 않았나"라며 "민주주의 가치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민주당에서 이런 정치 문화는 있어선 안 된다"고 피력했다.

당내 쓴소리꾼인 조응천 의원도 이날 KBS라디오에서 일부 강성지지층과 친명계 의원들이 언급한 '이탈표 색출'과 관련, "십자가 밟기를 강요당하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든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소위 친명계라고 하는 일부 의원들이 '(비명계가) 공천권 보장을 거래하려다가 그게 안 되니까 이런 반란을 일으켰다, 비열한 트릭을 썼다' 이런 듣기 거북스러운 말씀들을 하고 있다"며 "공천권을 가진 이 대표 체제에 가급적 협조적인 게 더 편한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성 지지층이 보내는 '문자폭탄'에 대해서도 "저야 7년 시달린 사람이기 때문에 내성도 생겼지만, 처음 당한 분들은 놀라서 '나는 부결표 던졌어요' 한 분도 계신다고 한다"며 "그러나 강도가 좀 세지면 아마 거꾸로 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강성 지지층의 '이재명 편 만들기' 색출 작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 반대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탈표에 대한 반감은 친명계를 중심으로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이재명에 대한 체포동의안 개표 과정 중 감표위원들이 무효표 여부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이재명에 대한 체포동의안 개표 과정 중 감표위원들이 무효표 여부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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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친명계인 김남국 의원은 CBS라디오에 나와 이탈표를 던진 의원들을 향해 당 분열의 빌미를 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번 표를 이탈표 던진 것 자체가 오히려 저쪽(국민의힘)에서 민주당 분열로, 언론에서 민주당 분열 프레임으로 만들어서 공격받는 기회의 빌미를 줬다고 본다"며 "국민들과 당원들의 뜻에 따라 정말 '단일대오'로,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비명계 의원들이 이 대표에게 '당 대표직을 내려놓으라'고 얘기했다"며 "그런데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서 당 대표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하니까 체포동의안을 가결시킨다는 실력행사를 보여준 것"이라며 "어렵게 함께 싸워내야 할 동지를 절벽에서 밀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매우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뒤에서 뭔가 모종의 뭘 하는 게 아니라 속 시원하게 털어놓고 함께 이야기해서 당을 살리는 길로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친명계인 안민석 의원이 전 당원 투표를 통해 이 대표 재신임을 묻자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당 지도부가 완전히 잘못된 결정을 해서 지탄을 받고 리더십이 성립이 안 될 때 이렇게 얘기를 하는 것인데, 당 지도부는 올바른 결정을 했고 당원들과 국민도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 위기 돌파를 위한 전 당원 투표는 효과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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