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가격, 8개월만에 '서민연료' 경유 추월

휘발유 평균 가격이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에 경유 가격을 추월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을 보면 23일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L당 1579.28원으로 경유 가격(1578.37원)보다 0.91원 높았다.

통상 세금이 많이 붙는 휘발유가 경유보다 비싸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경유 수급에 차질이 생겨 가격이 역전됐다. 작년 3월 당시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 금수 조치를 발표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경유 수요가 몰렸다. 수급 균형이 깨지면서 경유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23일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이 경유 가격을 8개월만에 다시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주유하는 시민 뒤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유 가격(1947.59원)은 지난해 5월 11일 휘발유 가격(1946.11원)을 처음 추월했다. 이후 일시적으로 휘발유 가격이 경유 가격을 재역전했으나 6월 13일부터는 8개월 넘게 경윳값이 휘발윳값보다 비쌌다.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었다. 휘발유보다 경유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한때 230원 넘게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 인하 폭이 37%에서 25%로 축소됐지만 경유 유류세 인하 폭은 37%로 유지되면서 결국 휘발윳값이 경윳값을 추월했다. 유럽 난방용 발전 수요도 줄면서 국제 경유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국내에서도 경유 가격이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