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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2.95명, 日 '기적의 마을' 탄생 비결…"고령자 참여 육아지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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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카야마현 나기쵸 육아 정책
현금지원·고령자 참여 육아 거점 설치

나기쵸의 육아 거점 시설 '나기 차일드 홈'에서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장기를 가르치고 있다.(사진출처=나기 차일드 홈 공식 홈페이지)

나기쵸의 육아 거점 시설 '나기 차일드 홈'에서 할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장기를 가르치고 있다.(사진출처=나기 차일드 홈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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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한국 합계출산율이 0.7명대로 추락한 가운데, 역시 저출산이 심각한 일본에서 합계출산율을 2.95명으로 끌어올린 지방자치단체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지자체는 지역의회 의원 정수까지 줄여가며 저출산 예산을 마련하고 은퇴 고령자들을 고용, 육아거점을 만들어 일본 내에서도 저출산·고령화 대책 방안의 표준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에 따르면 일본 오카야마현 나기쵸(奈義町)의 합계출산율이 2.95명을 기록해 일본 지자체 중 1위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전국 평균보다 1.6%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나기쵸 마을을 직접 방문해 시찰하기도 했다. 저출산이 극심해진 일본 내에서는 글자그대로 '기적의 마을'이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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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쵸 마을도 처음부터 출산율이 높았던 것은 아니다. 인구가 줄어 2002년에는 주변 지자체와 합병을 묻는 주민투표가 시행되기도 했다. 당시 합병을 반대하고 독자적으로 남기로 했지만, 마을 전체에는 인구 감소에 대한 위기감이 흘렀다.


나기쵸는 이에 저출산 예산 확보를 위해 지자체 의원 정수까지 줄여가며 연간 1억엔(약 9억6000만원)이상의 자체 재원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재택 육아지원에 월 1만5000엔(14만원), 고교생 입학 지원 연 13만5000엔(130만원) 등 20개의 지원항목을 신설했다.


특히 나기쵸가 육아정책에 중점을 둔 것은 육아지원 사업에 고령자들의 참여를 독려한 것이다. 마을 중심에 육아거점인 '나기 차일드 홈'을 만들고, 육아 경험이 많은 마을 내 고령자들에게 육아 담당업무를 지원케했다. 고령자들은 육아와 함께 젊은 부부들의 육아 고민 문제를 상담해주는 커뮤니티가 형성됐다.

육아 중인 부모나 고령자들을 위한 일자리 알선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나기쵸의 '일거리 편의점'은 짧게 비는 시간에 할 수 있는 단시간의 일자리를 소개한다. 이는 전국 최초로 도입된 사업으로, 육아를 하다가 비는 시간에 잠깐 나와 일을 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나기 차일드 홈'에서 노인이 아이에게 서예를 가르치고 있다.(사진출처=나기 차일드 홈 공식 홈페이지)

'나기 차일드 홈'에서 노인이 아이에게 서예를 가르치고 있다.(사진출처=나기 차일드 홈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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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지원책에 다른 도시에서 이주해 오는 신혼부부들도 생겼다. 다른 도시에서 나기쵸로 이사 온 학부모는 일본 T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했더니 일단 기다리라고 하더라. 어린이집이 해결이 안 돼서 직장에 일 그만둔다고 말할 수 없지 않느냐"며 이주 이유를 밝혔다. 다른 주민은 일본 T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기쵸에서는 지역 전체가 아이를 키워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나기쵸의 기적은 하루아침에 완성된 것이 아니다. 행정담당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에 “이 마을도 20년에 걸쳐 성과가 나오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른 지자체도 충분히 시행할 수 있는 대책”이라면서도 “다만 행정과 주민이 한 마음으로 대처하는 시스템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육아 지원의 원동력은 주민 전체의 이해이며, 이는 재원 확보보다 어려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시다 총리의 나기쵸 시찰은 본격적으로 '다른 차원의 저출산 대책'을 실행하기 위한 동력을 얻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새해 회견에서부터 이전과는 다른 저출산 대책을 펼치겠다고 공언한 그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아동수당 등 육아정책을 포함한 가족관계 지출을 배로 늘릴 생각"이라며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예산을 4%까지 늘리겠다"고 예고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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