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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글로벌 불황에도 M&A 역대 최다…실제론 '눈물의 점포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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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M&A는 위축…日만 조사이래 최다
日 내부 M&A 증가…후계자 없고, 사람없어 매각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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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전 세계 인수합병(M&A) 시장이 침체기를 맞은 가운데, 일본의 지난해 M&A 건수는 조사 이래 최다치를 기록해 이례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해당 수치는 경기반등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저출산과 고령화 등 일본이 현재 처한 사회문제가 맞닿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M&A도 있지만, 후계자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등의 건수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역대 최다라는데...사실상 국내 건수만 증가
日, 글로벌 불황에도 M&A 역대 최다…실제론 '눈물의 점포정리' 원본보기 아이콘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M&A 자문 기업 레코프의 보고서를 인용,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일본 기업이 관련된 M&A건수는 전년대비 1% 증가한 4304건으로 1985년 조사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세계 시장과 정반대의 흐름이다. 글로벌 M&A 시장은 유럽과 미국의 금리 인상,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시장 불투명성 등으로 대거 위축됐다. M&A 전문 시장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글로벌 M&A 규모는 3조6600억 달러(4700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37% 감소한 수치다.


통상 M&A건수가 늘어나는 것은 경기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는 신호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본 안팎에서는 일본이 역대 최다 M&A 건수를 기록한 것이 곧 경제 회복을 의미하는 수치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M&A 규모 자체는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 M&A 규모는 전년 대비 32% 감소한 11조4356억엔으로 2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결국 M&A 규모는 줄어드는 와중에 건수만 늘어난 셈이다. 일본 기업끼리의 내부 M&A는 4조59억엔으로 전년보다 26% 늘었으나, 일본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액은 3조4743억엔으로 전년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해외 기업의 일본 기업 인수액도 3조9552억엔으로 같은 기간 40% 감소했다.

글로벌 금리 인상 등으로 해외 대기업을 상대로 하는 대규모 M&A가 줄어든 대신, 일본 내부에서 이뤄지는 소규모 M&A가 많았다는 의미다. 닛케이도 "2021년과 비교해 대형 M&A가 적었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20%가 사업승계...인구감소에 후계자 없어 판다

주목할 점은 전체 M&A 중 20%(700건)를 차지하는 것이 사업승계를 목표로 한 M&A였다는 점이다. 일본 M&A 전문가들은 이는 현재 일본이 처한 저출산·고령화 문제와 맞닿아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M&A종합연구소는 일본 내 M&A 증가 현상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세가지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 중 첫 번째는 후계자를 찾지 못해 이뤄지는 사업승계로, 중견·중소기업이나 제조업에서 많이 보이는 현상이다. 연구소는 “그간 중견·중소기업은 후계자를 자녀나 친족에서 선택하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베이비붐 세대 오너들의 경우 자녀를 낳지 않는 인구감소 문제에 봉착해 후계자를 찾기 어려워졌다”며 “여기에 인구의 도시 집중 문제가 더해져 자녀들도 대부분 상경하거나 사업을 물려받지 않겠다고 선언해 어쩔 수 없이 제3자에 매각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번째 이유는 후계자를 찾지 못해 생기는 경영자의 고령화다. 일본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경영자 연령의 정점은 1995년 47세에서 2015년 66세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추세다. 연구소는 “후계자를 찾지 못하는 문제에서 나아가, 경영자가 고령화로 결국 체력적 한계를 맞아 매각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밝혔다.


마지막은 인구 감소로 인한 인력부족이다. 연구소는 저출산으로 젊은 노동자가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차라리 대기업 아래로 들어가 구인활동을 통해 인재를 영입하는 방식을 택한다고 말했다.

◆반등 노릴 수 있을까...포스트 코로나 대비 M&A도

결국 이번 역대 최다 M&A에는 사회 문제가 반영돼 일어나는 ‘점포 정리’가 영향을 미쳤으나,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반등을 노리는 희망적인 M&A도 시작되고 있다.


올림푸스의 경우 지난 8월 공업용 현미경 등을 제조하는 과학 사업을 미국 베인캐피탈에 매각했다. 앞으로는 의료기기 분야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닛케이는 "코로나19에서 경제가 회복되는 가운데 사업 선택과 집중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니의 경우에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M&A를 단행했다. 소니는 미국 게임 기업 번지를 인수해 콘텐츠 개발 시너지를 얻을 예정이다.


M&A 전문기업 KPMGFAS의 이시이 히데유키 집행임원 파트너는 “코로나19 사태 회복으로 국내 기업 의 M&A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세계 경기 둔화로 해외 기업이 얽힌 안건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에 전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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