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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한류①]젊은 섬나라, 360도 둘러봐도 K-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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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팝도 뛰어넘은 K-팝 인기…인터넷 발전·스마트폰 보급으로 소비 증폭
현지 생활에도 변화 일으킨 K-콘텐츠…아빠들 '슈퍼맨이 돌아왔다' 기피
콘진원 '코리아 360' 개관…한국문화·브랜드 유·무형 상품 전시

[인도네시아 한류①]젊은 섬나라, 360도 둘러봐도 K-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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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인도네시아는 신남방정책 핵심 국가다. 2억7550만명 내수시장과 풍부한 천연자원, 중동·동아시아를 잇는 지정학적 이점을 고루 갖췄다. 금융 디지털화 추진으로 경제 성장도 가파르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1조1860억9299만달러. 중국의 존재감이 줄고 베트남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세계 경제의 한 축으로 주목받는다. 한국과는 KF21 전투기를 공동 개발할 만큼 친밀하다. 1960년대부터 자원 개발을 합작했고, 1990년대에 신발·의류·섬유 등 경공업에서 긴밀하게 협력했다. 최근 교류가 돋보이는 분야는 문화. 산업 지형이 재편됐을 만큼 K-콘텐츠 소비가 급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다수 기업은 단순히 한류 전파에 얽매이지 않는다. 확대 재생산이 가능한 협력으로 새로운 차원의 국교를 형성한다. 수도 자카르타에서 역동적인 변화 흐름을 살펴봤다.

"인도네시아 K-팝 인기요? 자카르타 쇼핑몰 어딜 가도 체감할 수 있을 걸요."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들의 장담은 빈말이 아니었다. 자카르타까지 갈 필요도 없었다.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옆자리 승객이 NCT 드림 '맛(Hot Sauce)' 뮤직비디오를 연거푸 시청했다. 자카르타에 거주하는 디아나(27)씨다. "좋아하는 이유요? 그냥 운명처럼 다가왔어요."


현지 K-팝 인기는 북미 팝도 뛰어넘는다.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NCT 등의 신곡은 공개와 동시에 음원 순위 1위에 오른다. 인터넷 인프라 발전과 스마트폰 보급으로 10~30대 소비가 증폭했다. 관심은 더 커질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섬 1만7508개로 구성된 나라다. 아직 2~3선 도시나 지방 촌락 인터넷이 원활하지 못하다. 자카르타 수준에 도달하려면 2030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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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중위연령은 29.7세. 대다수가 온라인 콘텐츠를 즐기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소통한다. K-팝 정보도 실시간 교류한다. 당일 행사 장소가 바뀌어도 금세 파악하고 집결한다. 지난 6일 가수 겸 배우 최시원 팬 미팅이 대표적인 예다. 당일 아침에 자카르타 시내 CGV에서 사리나 백화점으로 장소가 변경됐다. 팬들은 공지가 나기도 전에 SNS에서 정보를 공유했다.


30~40대도 인터넷을 통한 정보 습득에 익숙하다. 지난 3일 자카르타 스티아부디 쿠닝안 롯데쇼핑 에비뉴 1층 광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오전 9시부터 주차장에 차량이 줄지어 몰려들었다. 애니메이션 '뽀로로 드래곤캐슬 대모험' 상영회를 찾은 가족들이었다. 현지에서 공개되지 않은 작품이라 예고 소식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조카를 대동한 보라(37)씨는 "인터넷으로 소식을 접하고 언니 대신 왔다. 조카가 평소에도 '뽀로로'를 즐겨본다"고 했다. 아이 셋을 데려온 아부스(42)씨는 "인터넷으로 소식을 접하고 이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아이들이 '뽀로로' 캐릭터를 아주 좋아한다"고 했다. '뽀로로'는 멘타리TV, RTV, 글로벌TV 등에서 방영돼 인기를 얻었다. 인터넷으로도 볼 수 있지만 아직은 TV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인터넷 환경이 고르지 못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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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 루피 등 주요 캐릭터가 등장하자 방청석은 연신 키들거렸다. 포비가 번쩍 들어 올린 눈뭉치에 파묻히자 박장대소도 터졌다. 방청객의 약 20%는 아빠. 지하 1층 롯데마트에서 간식을 사 오며 아이들을 보살폈다. 아미따(28)씨는 "남자들이 집안 살림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서 기쁘다"고 했다. 아부스씨는 "TV에서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방영된 뒤부터 아내 눈치를 본다. 한국 아빠들에 비할 바는 아니나 열심히 육아한다"며 웃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2015년 RCTI에서 처음 소개돼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넷TV에서 방영된다. 현지 아빠들 사이에선 기피 프로그램 1순위로 꼽힌다.


방청객들은 상영회 뒤에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어 열린 '코리아 360' 개관식을 구경했다. '코리아 360'은 부상하는 K-콘텐츠를 위시해 식품·화장품·생활용품·전통문화·관광 등 한국문화와 국내 브랜드 230곳의 유·무형 상품을 전시하는 한류 글로벌 확산 전초기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을 비롯해 주인니한국문화원, 한국관광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무역협회,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한국디자인진흥원 등이 협력해 1170㎡(약 354평) 규모로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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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래 콘진원장은 "K-콘텐츠가 선도하는 한류 상품의 집결"이라며 "양국이 함께 도약하는 문화 교류의 장이자 한류 체험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바라 크리스나 하시부안 인도네시아 무역부 장관 특별보좌관은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우리에게 큰 선물"이라고 화답했다. 흩날리는 재스민꽃과 함께 출범이 선언되자 방청석에선 우레와 같은 갈채가 쏟아졌다. 소니아(24)씨는 "K-팝 행사가 더 많아질 것 같아서 기대된다"고 했다. 비비(22)씨는 "한국문화가 다양하게 전시돼 자주 찾아올 생각"이라고 했다.


뜨거운 호응이 나온 이유는 더 있었다. 가수 겸 배우 옹성우가 개관 기념 팬 사인회를 했다. 등장과 동시에 곳곳에선 환호성이 터졌다. 이날 방문객 수는 약 1만5000여명. 인명 사고를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장소를 실내로 변경하고 경호원을 쉰 명 가까이 배치해서다. 입장권을 구한 팬들은 질서정연하게 이동했고, 그렇지 못한 팬들은 광장에 남아 생중계로 사인회를 지켜봤다. 김영수 콘진원 인도네시아비즈니스센터장은 "지난 10월 축구장 압사 사고 등이 벌어져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통제를 잘 따라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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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수행할 임무는 더 막중하다. '코리아 360' 상설 전시는 물론 다양한 한류 행사를 마련해야 한다. 스마트오피스, 사업 투자 유치 공간을 조성해 국내기업 비즈니스와 홍보·마케팅도 지원해야 한다. 인도네시아비즈니스센터는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사무실을 롯데쇼핑 에비뉴 3층으로 이전했다. 김 센터장은 "K-콘텐츠 인기가 뜨겁고 국내기업 컨설팅 요청이 쇄도하는 만큼 밑바탕을 잘 다져 다양한 성과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맞는 내년에 예산 40억원 이상을 투입해 성공적 안착을 지원한다. 김재현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문화콘텐츠산업 분야 최초로 인력양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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