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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한류②]수출길 밝히는 북극성 "방향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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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콘진원 인니비즈니스센터장, 컨설팅으로 협상·교류 유도
구체화 전략으로 가교역할 "콘텐츠기업·매니지먼트 협의체 구성"
"장기 전략 수립하고 꾸준히 두들겨야 최상의 성과 기대"

[인도네시아 한류②]수출길 밝히는 북극성 "방향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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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기업의 해외 진출은 만만치 않다. 경쟁력과 무관한 복병이 곳곳에서 도사린다. 현지 법령(상법·세법·노동법·기업회계기준)과 산업 정책(서비스 기준·요건·지침), 장르별 시장 정보, 권역별 문화·종교 코드…. 해박한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영세한 환경 때문에 정보를 찾고 분석할 여력이 없다. 뒤늦게 현지 규제·법·금기사항 등에 부딪혀 난색을 보인다. 한국법제연구원과 국회도서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해외 법령·규제 등 정보를 제공한다. 콘텐츠에 특화된 내용은 아니다.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업데이트도 기대하기 어렵다.


인도네시아는 노동 비자 발급부터 까다롭다. 현지 스폰서가 없으면 신청부터 불가하다. 도착 비자를 받고 일하다 적발되면 이민법 위반으로 5억 루피아(약 4155만원) 이하 벌금 또는 5년 이하 징역을 받는다. 이보다 자주 불거지는 문제는 K-팝 공연이나 팬 미팅을 가장한 사기 사건. 공연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고 입장권 수익만 챙겨 달아나는 프로모터가 적잖다. 꼼꼼한 확인이 어려운 매니지먼트사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종교적 문제에 부딪혀 콘텐츠 수출이 무산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돼지고기를 먹는 영상이 대표적인 예다. 인도네시아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나 인구의 87%가 이슬람이다. 지금도 지방 촌락에선 돼지고기를 일절 취급하지 않는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교육용 프로그램이 아니면 성우 목소리도 사용할 수 없다. 정부에서 지식재산권(IP)을 보호하기 위해 자막 사용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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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 인도네시아비즈니스센터는 콘텐츠 기업의 현지 진출을 돕는 사실상 유일한 기관이다. 온·오프라인 컨설팅 지원으로 원만한 협상과 교류를 유도한다. 폭넓은 산업 정보를 취합하고 현지 파트너사 연합을 구축해 올해도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 '코리아 360' 조성과 비즈니스 매칭을 비롯해 G20 문화장관 회의 지원, '온 더 K: 어샘블' 공연 개최 등이다.


지난 5일에는 'K-브로드캐스팅 쇼케이스 인 인도네시아'도 진행했다. KBS, MBC, EBS, SLL, CJ ENM, 아이코닉스, 더핑크퐁컴퍼니, 투배앤 등 콘텐츠 기업 열두 곳이 참여한 수출상담회다. 현지 기업에 IP를 홍보하고 업무협약(MOU) 등을 맺을 장을 제공했다. 김영수 센터장은 "국내 콘텐츠 기업들이 단가가 높은 북미, 중국, 일본 수출에만 공을 들여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한층 구체화한 전략으로 가교역할을 수행한다. 가장 공을 들이는 사업은 중소 콘텐츠 기업과 연예 매니지먼트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 김 센터장은 "공연·팬 미팅 사기는 아티스트·매니지먼트사 피해는 물론 현지 팬들의 의욕 저하, K-팝 위축, 국가적 이미지 실추 등으로 이어진다"며 "프로모터 건전성을 일일이 확인하고, 법률·조세·마케팅 등과 관련한 맞춤형 컨설팅으로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정보를 망라한 일종의 매뉴얼을 작성해 외교 문제로 비화할 만한 여지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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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의 끈을 풀지 않는 이유는 내년이 한·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 때문이다. 문화 교류·행사가 예년보다 크게 늘 것으로 예측돼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콘텐츠 기업의 해외 진출도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규제가 완화된데다 K-콘텐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 교류가 잦아질 거라고 내다본다.


한두 달 안에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현지 기업 대다수가 1년여를 검토하고 구체적 조건을 제시한다. 당장 수익이 급급한 콘텐츠 기업은 계약에 실패하거나 헐값에 콘텐츠를 팔아버리기 일쑤다. 애니메이션 기업 A의 경우 현지 방송사 B에 전체 에피소드 쉰두 편을 편당 300달러(약 39만원)에 넘기기도 했다. 물론 드라마나 예능은 일정 시청률을 보장해 이보다 형편이 낫다.


김 센터장은 "현지 파트너사의 자금 상황, 국내기업과 계약 사례, 시장 정보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면서 "6개월~1년의 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꾸준히 두들긴다면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카르타=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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