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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기 김의겸 면책특권 적용될까

최종수정 2022.12.08 08:47 기사입력 2022.12.08 05:39

지난 10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답하고 있다./사진=국회의사중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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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형사 고소와 함께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까지 당한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통해 책임을 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법조계에서는 헌법에서 국회의원에게 면책특권을 보장한 취지와 그동안 비교적 폭넓게 면책특권을 인정해온 대법원 판례 등에 비춰볼 때 이번에도 면책특권이 적용될 것이라는 견해와 제보의 출처와 내용, 김 의원의 팩트 체크 노력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사안은 면책특권이 적용되는 범위를 벗어났다는 견해가 공존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김 의원이 제보 내용이 허위일 가능성을 어느 정도 인지했는지와 의혹을 터뜨리기 전에 어떤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쳤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어쩌면 이번 사건을 통해 면책특권의 범위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기준을 법원이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인적 처벌조각사유… 사담이나 모욕적 언사는 제외돼

헌법 제45조는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은 위법성 조각사유처럼 형법상 범죄나 민법상 불법행위 성립을 막는 요건은 아니며 일정한 요건 하에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 특권이다. 형사적으로는 형벌권의 발생을 저지하는 인적(人的) 처벌조각사유에 해당돼 범죄가 성립하더라도 수사기관이 소추할 수 없지만, 국회의원을 교사하거나 방조해 범죄를 저지르게 한 공범은 처벌이 가능하다.


국회 내에서의 발언이라도 의원으로서의 직무와 무관한 사담이나 모욕적 언사 등은 면책특권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국회법 제146조(모욕 등 발언의 금지)는 '의원은 본회의나 위원회에서 다른 사람을 모욕하거나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 대한 발언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같은 법 제155조(징계) 9호에 따라 징계 대상이 된다.

이번 사건은 김 의원이 지난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한 발언이 문제된 것이기 때문에 '국회에서'라는 요건은 충족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장관이 자정을 넘겨 김앤장 변호사 30여명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 국회의원의 직무와 관련이 있는 발언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두 사람의 사적인 술자리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특정 로펌 소속 다수의 변호사들과의 자리가 있었는지를 물어본 것인 만큼 직무관련성이 인정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대법원 "명백히 허위임을 알고 한 명예훼손 면책특권 대상 아냐"

대법원은 "국회의원이 국회의 위원회나 국정감사장에서 국무위원·정부위원 등에 대해 하는 질문이나 질의는 국회의 입법활동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국정통제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므로 면책특권의 대상이 되는 발언에 해당함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2007년 대법원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자신의 썬앤문 사건 개입 의혹을 제기한 허태열 전 한나라당 의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사건에서 "면책특권의 목적 및 취지 등에 비춰볼 때 발언 내용 자체에 의하더라도 직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이 분명하거나, 명백히 허위임을 알면서도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등까지 면책특권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지만, 발언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비록 발언 내용에 다소 근거가 부족하거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직무 수행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인 이상 이는 면책특권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하급심 판결 중에는 2004년 이철우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 자신이 과거 북한 노동당원이었다고 주장한 주성영·김기현 등 당시 한나라당 의원 3명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서울중앙지법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하고자 하는 것이 그 의도였지 원고를 개인적으로 비방하거나 공격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국회 발언의 내용, 근거, 전후 경위를 종합해 살펴보면,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들의 이 사건 국회 발언이 원고를 비방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그것이 직무상 또는 이에 부수한 발언으로 인정되는 이상 허위 내용의 발언이라고 하여 면책특권의 범위 밖에 있다고 할 수도 없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부정한 사례가 있다.

"확정적 발언 아닌 질문, 공익적 측면 인정돼" vs "제보 내용 허위라는 점 인식 가능성 높아"

8일 노영희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는 "나는 당연히 면책특권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며 "예컨대 김 의원이 사실로 믿었다든가 사실로 믿을 만한 여러 가지 근거가 있었다든가 그런 상황이었다고 한다면 김 의원이 한 장관에게 발언한 정도는 확신적으로 '네가 그랬잖아'라기 보다는 '그때 간 적이 있느냐'고 물어본 것이었고, 만약 질문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한 장관이 이해관계인들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공익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 필요한 질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더 중요한 건 그 당시에 김 의원이 첼리스트라고 하는 사람한테 연락을 해보려고 했지만 연락이 안 됐고, 이세창씨한테 연락을 해봤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세창씨의 처음 통화 녹음을 들어보면 그런 술자리가 있었다는 걸 인정하는 내용이 나왔지 않느냐"며 "수사권이 없는 국회의원이 그 정도 상황에서 질문한 것을 놓고 명백하게 허위임을 알면서 일부러 상대방을 곤란하게 하려고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반면 헌법학을 전공한 A 교수는 "면책특권은 역사적으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권력자나 집행부의 압력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기 위해 주어진 것인데, 명백히 허위사실임을 인지하고서 한 경우에는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독일 같은 경우 중상 비방은 면책 대상이 아니라고 아예 명문으로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예를 들면 폭발성이 있는 이슈라고 해서 아무런 확인 작업도 없이 다른 사람을 중상하는 그런 발언을 의회에서 해버리면 그건 곤란하지 않겠느냐"며 "이번 사건 같은 경우 제보자가 상대방의 동의도 없이 몰래 녹음한 파일 내용을 토대로 제보한 내용인데, 늘 여러명의 경호원을 동반할 수밖에 없는 대통령이 사사로이 그런 개인 술집에 갔을지, 김앤장 변호사가 30명씩이나 한꺼번에 술집에서 모이는 행사가 실제 있었을지 등 누가 봐도 여러 가지 의심스러운 내용이 많았는데도 그것을 그대로 오픈한 것은 너무 지나쳤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한 장관뿐만 아니라 이번 정권이 도덕적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심각한 문제였고 소스 자체가 불완전했던 만큼 최소한의 확인은 했어야 되는 것"이라며 "물론 국회의원이 수사관은 아니지만 보좌관들을 시켜서라도 최소한 거기 그런 술집이 있는지, 김앤장 변호사 30명이 모인 술자리가 있었는지 등 기초적인 사실관계 정도는 확인을 한 뒤에 의혹을 제기했어야 하는데 그런 절차 없이 그냥 국회에서 녹음 파일을 튼 것이라면 면책특권을 적용받기는 어렵고 일반 형사사건으로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A 교수는 "다만 법원 입장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면책특권을 제한하는 선례를 만들 것이냐가 고민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김 의원 사례는 면책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이지만, 면책특권을 제한하는 선례가 만들어질 경우 앞으로 국회의원들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판사라면 여러 가지 조건을 많이 달아서 면책특권의 범위를 제한할 것 같다. 이번 사건을 통해 면책특권에 관한 중요한 판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율사 출신 현역 국회의원 B씨는 "김 의원은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이나 명예훼손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겠지만 제보 내용을 보면 먼저 당사자도 아니고 제3자의 대화 내용인데다, 장소도 특정이 안 됐고, 변호사 30명이 모여있는데 대통령과 장관이 간다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보면 기자 출신인 김 의원이 허위일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폭로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법원이 면책특권을 부인할 가능성이 최소한 절반은 돼 보인다"고 말했다.


현직 부장판사 C씨는 "남자친구한테 얘기를 들었으면 여자친구라는 첼리스트한테도 다시 확인을 해서 실제로 그 술자리가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직접 물어보고 확인한 뒤에 기사를 쓰던가 의혹을 제기했어야 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너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내용을 좀 경솔하게 발언한 측면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C씨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형사재판과 민사재판이 같이 진행될 경우 형사재판에서 유무죄 판단이 나올 때까지 민사재판을 진행하지 않고 기일을 추정(추후 지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통은 형사재판 1심 결과가 나오면 민사재판을 진행하는데, 유죄가 나오면 피고 쪽에서 반대로 무죄가 나오면 원고 쪽에서 항소를 했으니 항소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요청하곤 한다"고 말했다.


형법상 명예훼손죄와 민법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성립요건은 서로 다르지만 실무상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되면 민사재판에서도 불법행위 성립이 인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탐사, 제보자 등 면책특권과 무관

한편 한 장관으로부터 김 의원과 함께 고소 내지 민사소송을 당한 더탐사나 이번 의혹의 제보자 등에게는 면책특권이 없기 때문에 김 의원과는 별도로 민형사 책임을 따져봐야 한다.


대법원은 허위사실을 언론사에 제보해 보도되도록 한 제보자에 대해서도 일반 명예훼손죄에 비해 가중처벌되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 간접정법의 성립을 인정하고 있다. 물론 제보자가 제보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했거나 허위일 가능성을 인지하는 등 고의가 전제돼야 한다.


제보자가 제보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알지 못하는 언론사를 이용해 보도되도록 한 경우 언론사가 처벌받지 않더라도 제보자는 간접정범으로 처벌되는 반면, 제보자와 언론사가 허위일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함께 공모해 보도한 경우에는 공동정범으로 처벌받게 된다.


언론사나 기자의 경우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지, 허위라는 점에 대한 인식 내지 허위일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이를 감수하고 보도했는지, 사실 확인을 위해 어느 정도 노력을 했는지 등에 따라 민형사 책임이 결정된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거나,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공익성이 인정될 경우에는 형법 제310조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돼 처벌받지 않는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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