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20일 대한간학회 제정 간의 날
간암, 발병원인 뚜렷하지만 증상 없어 발견 어려워
면역항암제 개발로 완전 완치 가능성 높아져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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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원 기자] 매년 10월20일은 대한간학회가 제정한 '간의 날'이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만큼 심각한 손상이 생겨도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을 위한 적극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특히 모든 간 질환 중 가장 신체적, 경제적, 사회적 부담이 높은 것은 '간암'이다. 간암은 사회·경제적 활동이 활발한 4050 세대에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간암은 40대와 50대에서 암 사망원인 중 1위를 차지했다.


간 질환 종착역 ‘간암’…만성 간질환자에 발병 위험↑

간암은 다른 암에 비해 만성 간 질환 환자에서 발생이 뚜렷하다는 특징이 있다.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간암 발생 위험은 20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적인 염증으로 세포가 딱딱하게 굳어 간에 섬유성 변화가 일어나는 간경변증은 전체 간암 환자의 약 80%에서 동반되며, 간경변증 환자 중 간암 발생률은 연간 1~5% 정도다.

간 질환의 주요 증상으로는 피로감, 식욕부진, 황달 등이 있지만, 무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간경변증 환자에게 간암이 생기면 갑자기 황달 증상이 나타나거나 복수가 차오르기도 한다. 간암의 증상으로는 오른쪽 윗배에 통증이 있거나 덩어리가 만져지는 것, 복부 팽만감,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감, 소화불량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은 대부분 암이 많이 진행된 뒤 나타난다.


증상이 전혀 없거나 모호한 상태에서 건강검진을 받다 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그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며, 특히 고위험군의 경우 빠른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허정 부산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 환자는 B형 간염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경우는 72%에 이르며 C형 간염바이러스, 알코올이 간암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원인이 비교적 뚜렷하지만, 무증상으로 진행되는 특성상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증상을 느끼고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 고위험군에서의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암 초기단계선 근치적 치료…최근 치료 발전으로 완치 가능성↑

간암은 암의 진행 정도, 간의 기능 정도,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방침을 정하게 된다. 간 기능이나 전신 상태가 아주 나쁘지 않은 경우에는 간 절제술, 간 이식, 고주파 열치료나 에탄올 주입술 등 근치적인 치료가 시행된다.


간 절제술은 종양 절제가 가능하면서 간 기능이 충분하다고 판단될 때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간 이식은 대개 한 개의 종양만 있으면서 5cm 이하일 때, 또는 종양이 3개 이하(각각 3cm 이하)이면서 암이 혈관을 침범하지 않고 간 바깥으로 전이가 되지 않은 초기 간암에서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다만 근치적 치료를 받더라도 환자 절반 정도에서 간암이 재발하기도 한다.


여러 개의 종양이나 혈관 침범 종양 등 상당 부분 진행된 간암에서는 비근치적 요법으로 치료한다. 간암 환자의 절반 정도는 이처럼 종양이 여러 개이거나 혈관 침범 종양, 간 기능이 저하돼 있다. 그 때문에 수술이 우선적으로 고려되기는 어렵고, 가장 흔히 사용되는 치료법은 경동맥화학색전술(TACE)이다. 간의 종양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에 항암제를 투여하고 혈관을 막아주는 방식이다.


림프절 전이, 폐·뼈 등 다른 부위로 전이가 있는 경우나 여러 치료법에도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약 10여년 동안 간세포암 항암치료에는 '표적항암제'가 사용돼왔다. 표적항암제는 과거 세포독성항암제와 달리 정상세포를 거의 공격하지 않고, 암 생성 시 발생하는 생체물질의 활동을 억제해 증식을 막아주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다만 항암 치료의 반응률, 즉 치료 옵션과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이보다 항암 치료 반응률과 생존율이 향상되고, 인체 면역 시스템을 활용해 암세포를 사멸하는 '면역항암제'가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면역항암제란 암 자체를 공격하는 것이 아닌, 인체 면역체계를 자극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잘 공격하도록 만드는 치료제다. 미국·유럽 등 주요 글로벌 가이드라인과 지난 6월 개정된 '2022년 간세포암종 진료 가이드라인'은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을 절제 불가능한 간암 환자의 첫 치료에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은 글로벌 임상에서 기존 치료법 대비 사망 위험을 약 40% 줄였고, 지금까지 국내에 허가된 치료법 중 가장 긴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19.2개월) 데이터를 나타냈다. 특히 연구에 참여한 환자 중 약 8%에서는 종양이 모두 사라지는 '완전관해'가 관측돼 전이성 간세포암에서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5월부터는 간암에 대한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요법에 국내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됐다. 이전에는 티쎈트릭의 건강보험 급여는 비소세포폐암 2차, 요로상피암, 소세포폐암에만 적용됐지만, 5월부터는 간세포암까지 보험 적용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적용 전 약 6600만원이었던 연간 투약 비용은 현재 330만원 수준으로 감소해 치료 비용 부담이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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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교수는 "과거 전이성 간세포암은 생존율이 낮아 매우 절망적인 암에 속했지만, 진행성 간세포암에서도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는 최신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등장해 치료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며 "간 기능과 전신 상태가 양호할 때 치료를 받아야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간암 및 다양한 간 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과 꾸준하고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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