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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주 4일 근무제 실험 네달째…중간 평가는?[찐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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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일 근무제는 작동하고 있다. (실험을 하는 기업) 대부분은 성공적이지만 모두가 성공을 거둔 건 아니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비영리단체 포데이위크글로벌이 지난 6월부터 시작한 영국의 주 4일 근무제 실험 중간 평가를 이렇게 내놨습니다. 참가 기업 대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8%가 주 4일 근무제로의 전환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기 때문입니다.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응답은 2%에 불과했어요. 실험대상 10곳 중 8곳이 만족감을 드러낸 겁니다.


70개 이상의 영국 기업이 참가한 이번 실험은 '세계 최대 주 4일 근무제 실험'으로 평가받습니다. 실험에 참가하게 된 직원 수만 3300명에 달하는데요. 오는 11월까지 진행되는 이번 실험의 핵심은 임금은 100%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되 근무시간은 80%로 줄이는 겁니다. 포데이위크글로벌이 주도하는 이번 실험은 영국을 포함해 미국, 뉴질랜드, 호주, 아일랜드, 캐나다 등 총 180개가량의 기업에서 실험이 이뤄지고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생산성을 100% 유지한다는 건데요. 영국 실험 참가 기업의 대표 86%는 오는 11월에 실험 기간이 종료돼도 주 4일 근무제를 유지하겠다고 답했어요. 그 바탕에는 생산성이 있었는데요. 응답자 절반 가량인 49%가 주 4일 근무제 도입으로 생산성이 향상된다고 했고, 나머지 46%는 생산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했어요. 포데이위크글로벌의 조 오코너 최고경영자(CEO)는 "생산성이 유지된다면 이를 생산성 성공이라고 볼 것"이라면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주 4일 근무 전환 실험 어떻게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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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주 4일 근무제 실험 과정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CNN방송은 실험 두 달째인 지난달 초 기사를 통해 일부 직원들이 주 4일 근무제 도입으로 생활 변화에 만족하고 업무를 잘 수행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고 전했어요. 전환 기간에는 대혼란에 빠지기도 했지만 서서히 적응하면서 직원들이 질서를 찾았다는 겁니다. 생산성이 악화한다면 다시 주 5일 근무제로 돌아갈 가능성도 남아있지만 번아웃 등의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어요.


CNBC방송은 이달 초 영국의 디지털 마케팅 에이전시 리더럴휴먼스의 주 4일 근무제 도입 사례를 보도하기도 했어요. 포데이위크글로벌의 영국 실험에 참여하고 있는 이 기업은 금요일을 휴일로 지정하고, 고객사를 위해 긴급 대기를 위한 인력을 별도로 두는 형태로 주 4일 근무 전환을 시도했어요. 만약 금요일에 업무가 있어서 출근해야하는 경우엔 월요일에 대체휴일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도입했죠.


리터럴휴먼스의 윌리엄 개즈비 피트 최고전략책임자는 "생산성은 5% 감소했지만 직원들의 행복도는 50% 올랐고 인재를 더 많이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실험 초기 일부 직원들이 월요일에서 목요일 중 추가 근무를 하곤 했지만 이후 근무 시간 내에 모든 업무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핸드폰을 멀리하고 카페보다는 협업공간인 코워킹스페이스 등에서 일을 했다고 해요.

앞서 임금 삭감 없는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한 영국 핀테크 기업 애텀뱅크와 비슷한데요. 이 업체는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월 접수된 구직신청이 전년동월대비 49% 증가했고, 고용유지율도 올랐다고 발표했어요. 지난해 11월 근무제를 전환한 이 기업은 설문에 참여한 직원 10명 중 9명이 주 4일 이내에 필요한 일을 모두 처리할 수 있으며 근무일 단축으로 업무수행 방식의 효율성을 찾았다고 말했다고 해요. 동시에 고객 서비스 평가와 생산성은 개선됐고요.

◆ 기업 5곳 중 1곳은 '포기'…그들은 왜 실험을 중단했나
'세계 최대' 주 4일 근무제 실험 네달째…중간 평가는?[찐비트] 원본보기 아이콘


하지만 영국에서 이뤄진 이번 주 4일 근무제 실험에서 참여 기업 모두가 성공을 거둔 건 아닙니다. 오코너 CEO는 블룸버그에 실험 참가 기업 5곳 중 1곳은 중도에 그만뒀는데, 그 중 절반은 계획 단계에서 이미 멈췄다고 밝혔어요.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겠다고 생각한 기업의 대표들이 부딪힌 문제는 두 가지 정도인데요. 통상적인 업계의 업무 방식과 충돌하고, 여기에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 주 4일 근무를 해도 이전과 동일한 생산량을 만들어내도록 절차를 개선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거에요.


오코너 CEO는 "계획 단계에서 기업들이 빠져나가는 주요 원인은 리더십(경영진)이 지나치게 생각하고 용기를 잃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어요. 그는 "그들(경영진)은 실험을 시작하기 전 처음부터 가능한 한 모든 문제를 고치려고 한다. 이는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생산성 확보와 프로세스 개선은 팀 수준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어요. 또 "그들(경영진)은 자신이 열려있고 회사의 의사결정이 상향식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외에도 기업 규모가 너무 작거나, 직원이 매주 5일 또는 7일 근무 현장에 반드시 있어야 해 소수의 직원들이 일정을 정확하게 짜야하는 경우 주 4일 근무제 도입에 차질을 겪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어요. 실험 과정에서 회사 대표가 바뀌거나 기업의 재무적 상황이 변화하는 등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해 일정을 변경하는 일들도 벌어지기도 했다고 해요.


100년 간 이어져온 주 5일 근무제를 전환하려면 곳곳에서 많은 변화가 불가피한데요. 영국의 실험에서 본 것처럼 초기 혼란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열린 마음으로 조직 구성원들이 적극적으로 소통해가면서 효율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서서히 해답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겁니다. 오코너 CEO는 "보통 기업들이 초기에 우리를 필요로 한다"면서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점차 줄어들면 그게 바로 그것(주 4일 근무제)이 잘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편집자주[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조직문화, 인사제도와 같은 기업 경영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외신과 해외 주요 기관들의 분석 등을 토대로 신선하고 차별화된 정보와 시각을 전달드리겠습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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