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시간 외 통신수단 통한 업무지시 금지 법안 발의
직장인 절반 이상, '업무용 메신저로 카톡 사용'
'업무시간 외 메신저 받은 경험 있다' 83.5%

근로시간 외에 카톡 등 통신수단을 이용한 업무지시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대표 발의된 가운데 찬반 의견이 나뉘고 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근로시간 외에 카톡 등 통신수단을 이용한 업무지시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대표 발의된 가운데 찬반 의견이 나뉘고 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국민 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카톡)이 업무 수행에 이용되면서 공사 구분이 확실하지 않아 피로감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퇴근 후에도 지속되는 업무 카톡이 금지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한편, 법적 제재는 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근로시간 외에 카톡 등 통신수단을 이용한 업무지시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근무시간 외에 반복적으로 업무지시를 내리는 것을 규제 대상으로 한정,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처벌 규정을 신설했다.

노 의원실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업무수행 방식이 활성화돼 카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업무 보고 및 지시가 더욱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을 위주로 몇 년 전부터 '오후 10시 이후 업무 관련 카톡 금지' 등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문화 개선의 움직임은 있었으나, 여전히 대다수의 직장인이 퇴근 후 카톡 등을 통한 업무 지시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월간 활성이용자가 5000만명에 달하는 카톡은 '국민 메신저'라 불리며 여타 업무용 메신저를 대신해 쓰이기도 한다. 지난해 5월 시장 조사 업체 오픈서베이가 국내 20~50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과반(53.3%)이 업무용 메신저로 카톡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카톡이 업무용 메신저로 자리하면서 퇴근 이후 메신저를 통한 업무 관련 연락을 접했다는 직장인들도 높게 나타났다. 지난 5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 10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업무시간 외에 메신저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83.5%였다. 또 업무 지시나 협업 요청을 받았다는 응답률은 개인 메신저(86.8%)가 업무용 메신저(68.7%)보다 높게 나타났다.


퇴근 후에도 이어지는 업무 카톡으로 피로감이 늘었다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법적 규제는 과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퇴근 후에도 이어지는 업무 카톡으로 피로감이 늘었다는 의견이 나오는 한편, 법적 규제는 과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용자들 사이에선 업무용 '단톡'(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이 늘어나면서 채팅앱의 피로감이 늘어 사적 이용도가 줄었다는 이들도 나온다. 같은 조사에서 메신저의 공사 구분이 확실하지 않다는 응답자는 절반 이상(57.2%)으로 나타났다.


서울 소재 직장인 송모씨(29)는 "회사 다니면서 업무용 단톡만 열댓개가 생겼다"며 "퇴근 후 지인들과 사적인 연락을 하려고 접속했다가도 남아서 근무하고 있는 동료들의 카톡이 보이면 괜히 피곤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새 친구들과 사적인 연락은 문자를 하거나 SNS의 디엠(DM·다이렉트 메시지)만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관리직 등 일부는 퇴근 이후에도 불가피하게 일이 생길 수 있다며 법적 제재는 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광고업에 종사하는 이모씨(40대)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퇴근 시간 땡 한다고 해서 업무가 끝나지 않을 때도 있기 마련"이라며 "정도가 심하면 안 되겠지만 칼같이 '이때부터 금지'라고 정하고 규제하는 것은 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근무시간 외에 이뤄지는 업무·출근 지시에 대해서는 연령·직급별로 인식 차이를 보였다. 지난 7월 직장갑질119는 6월10~16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에 대한 인식 수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근무시간 외 SNS를 통한 업무 지시 △업무 완수를 위한 휴일·명절 출근 지시 △휴일 단합대회·체육대회 등에 대해서 20대이거나 일반사원일수록 갑질이라 여기는 이들이 많았으며, 50대이거나 상위 관리자일수록 문제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멀티프로필' 기능을 도입하거나 업무용 메신저 '카카오워크'를 도입하는 등 사생활 보장에 나서왔지만, 공사 구별을 해결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카카오는 공사 분리와 사생활 보장 등의 수요를 노리고 지난 2020년 9월 업무 플랫폼 '카카오워크'를 출시했지만, 오픈서베이 조사 결과 이를 사용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단 1.6%였다.

AD

한편 지난 2016년 이와 유사한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퇴근 후 업무 카톡 금지법)이 발의된 적 있으나, 각 회사마다 자율적으로 할 일을 법까지 만들어 규제하는 것은 과잉 규제라는 지적에 의해 20대 국회에서 임기 만료 폐기됐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