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추진단 회의록 없이 요약본만 국회 제출
로드맵 공개 없이 비공식 회의만 이어가
정현백 전 장관도 부처 쪼개기 방식 개편안 비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관련해 "이제는 좀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지 않았느냐"며 공약 실행을 재차 강조한 가운데 14일 존폐 기로에 놓인 정부서울청사 여성가족부가 두숭숭한 분위기에 술렁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관련해 "이제는 좀 부처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지 않았느냐"며 공약 실행을 재차 강조한 가운데 14일 존폐 기로에 놓인 정부서울청사 여성가족부가 두숭숭한 분위기에 술렁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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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가 부처 폐지 이후 개편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밀실·불통 비판을 받고 있다.


29일로 여가부가 전략추진단을 결성한 지 두 달이 지났고 10여차례 넘는 회의를 열었지만 회의록 조차 없다.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가부에 전략추진단 간담회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나 여가부는 회의록 전문이 아닌 한두 문장으로 정리한 요약본과 참석자 소속만 기재한 명단만 제출했다. 이에 대해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회의록 의무 작성 대상이 아니"라면서 "참가자 의견이 그대로 나가면 자유로움이 제한될 수 있고 부담을 드릴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폐지 이후 로드맵 공개 없이 논의 과정 조차 철저히 숨기고 있다. 여성계 관계자는 "뜨거운 감자다보니 논의 내용 자체를 공개하는 것이 부담일 수 있고, 여가부 안과 다른 의견이 제시되는 것을 공개하기도 꺼려질 수 있다"라며 "내년이나 돼야 두각이 나타나지 않을까 한다. 윤석열 정부 내내 부처 폐지 이슈를 끌고가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부처 폐지가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여가부도 사업 예산이나 인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직 폐지 논의와 무관하게 법은 존재하고 사업이 이뤄져야 함에도 ‘사라질 부처’에 예산을 주는 것을 껄끄러워하고 있어서다. 여가부 내에서도 업무가 늘어나는데 비해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아 볼멘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첫 여가부 장관 지냈던 정현백 성균관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여성가족부 폐지를 둘러싼 논란과 그 사회적 의미’라는 논문을 통해 부처 쪼개기 방식의 개편안을 반대했다. 현재 거론되는 쪼개기는 경력단절 여성 지원·예방은 고용부, 아이돌봄이나 한부모가족 지원은 복지부, 성폭력 등은 법무부로 이관하고 성평등 정책은 양성평등위원회나 신규 설치하는 위원회에 각각 맡기는 방안이다. 정 명예교수는"여가부 업무를 여러 부처로 쪼개는 것은 정책의 대상이자 수혜자인 여성·청소년·아동·가족의 안전과 복지를 위험에 빠뜨리고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라며 "결과적으로 그간 시행해오던 소수자를 배려하는 성평등적 정책을 제도화된 물적 지원이나 보호조치 정도의 사업으로 후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지역사회에서 여가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성별영향평가사업이나 양성평등교육 등이 사라질 경우, 성적 불평등을 점검하고 제도나 문화, 관행을 바꿀 수 있는 정책수단이 사라지고, 젠더정책 관련 예산도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며 "여성가족부 폐지나 ‘한국에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다’는 언술의 난무는 한국 보수세력의 자기개혁 실패를 보여주는 것이고, 포스트 코로나사회의 시대정신에도 부합하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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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최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모든 분들이 하는 이야기가, 지금 현재 상태로서 여가부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어떤 조직 체계에서 갖고 가는 게 국민에게 좋은 서비스인가를 볼 때, 여가부를 폐지하고 좀 더 큰 물로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처 쪼개기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른부에서 조직개편에 대해 (의견을 내야하며) 저희만 내는 게 아니다"라며 "서비스를 받는 분들이 (제공 기관이) 어떤 부처인지를 인지하는 것 보다는 통합적인 서비스를 분절 없이 원스톱으로 잘 받을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그간 조직을 폐지하더라도 기능을 유지하겠다는 발언을 이어왔지만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가까운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은 여가부를 없애고 인구가족부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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