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태민의 부동산 A to Z] 이사 후 ‘장기수선충당금’ 못받았다면?
집주인 납부가 원칙… 편의상 관리비에 포함돼
이사 당일 돌려받지 못해도 10년 내 청구 가능
계약 기간 중 집주인 달라져도 새 집주인에게 승계돼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최근 A씨는 이전에 세입자로 살던 아파트에서 장기수선충당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관리비에 포함되다 보니 당연히 임차인인 자신이 지불해야 하는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몇 년이나 지난데다 이사 직전에 해당 집주인도 바뀌었다 보니 A씨는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처럼 임대차계약이 끝난 경우 임차인들은 장기수선충당금 반환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해 큰 혼란을 겪는다. 용어조차 생소한데다 세입자들이 이사에만 정신이 쏠려 이 돈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아파트·주거용 오피스텔 등 공동주택의 주요 시설을 보수하기 위해 적립해 놓은 비용을 말한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배관이나 승강기 등 노후된 시설물을 수리·교체할 때 필요한 비용이다. 공동주택관리법 제29조와 제30조에 따라 30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이거나 중앙집중식 난방방식 공동주택·승강기가 설치된 공동주택이 대상이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원래 집주인이 납부하는 게 원칙이지만 편의를 위해 관리비에 포함하는 게 일반적이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1조에 "공동주택 소유자는 장기수선충당금을 사용자(세입자)가 대신하여 납부한 경우에는 그 금액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따라서 이사할 때 세입자는 그동안 관리비에 포함돼 지불했던 장기수선충당금을 집주인으로부터 되돌려 받을 수 있다.
이사 당시 바로 돌려받지 못하더라도 주택법에 따라 계약 종료일로부터 10년 내 청구할 경우 환급을 요구할 수 있다. 또 임대차 계약 기간 동안 집주인이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은 새 집주인에게 자신이 그동안 거주하면서 지불했던 장기수선충당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매매 계약을 통해 장기수선충당금 반환 의무도 새 집주인에게 같이 승계되기 때문이다.
만약 집주인이 이를 거절한다면 세입자는 반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집주인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고 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하면 된다. 다툼을 줄이기 위해 아예 전·월세 계약 시 집주인에게 사전에 공지하고 계약기간 지불한 장기수선충당금을 보증금에 더해서 돌려받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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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장기수선충당금을 임차인에게 반환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다. 임대차 계약을 맺을 당시 특약으로 ‘장기수선충당금은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내용을 기재했을 경우 집주인이 아닌 세입자가 장기수선충당금을 부담해야 한다. 또 경매로 집이 넘어갈 경우 장기수선충당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경매로 아파트가 처분되면 기존 임대차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매로 바뀐 새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없게 된다. 물론 이전 집주인에게 충당금 반환을 청구할 수는 있지만 자산이 경매로 강제 매각되고 있는 채무자다 보니 돌려받기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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