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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친구 위해" 혼자 '홍수 경보 웹사이트' 만든 고3 수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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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개발자 강민수군 "초4부터 코딩 독학"
서울 하천 수위 현황 하나로 모은 웹사이트
'코로나19 대시보드'서 영감 받아

고등학교 3학년생인 강민수군(19)은 서울시 하천 수위 현황 정보를 자동으로 갱신하는 '실시간 하천 수위 현황' 웹사이트를 직접 개발했다. / 사진=송현도 아시아경제 인턴기자

고등학교 3학년생인 강민수군(19)은 서울시 하천 수위 현황 정보를 자동으로 갱신하는 '실시간 하천 수위 현황' 웹사이트를 직접 개발했다. / 사진=송현도 아시아경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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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8월 8일 중부 지방을 휩쓴 폭우는 서울을 마비시켰다. 강남역 일대가 침수됐고 재산·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정부는 2025년까지 하천 수위, 강수량 등 데이터를 종합해 홍수 가능성을 예측하는 '침수위험지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작업은 이미 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해낸 일이다.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연마했다는 강민수군(19)은 "내 친구들과 가족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홍수 정보가 필요할 것 같아 웹사이트를 만들게 됐다"고 17일 본지에 밝혔다.

강군이 만들고 지난 13일 공개한 '실시간 하천 수위 현황'은 서울시 각 지역의 하천 수위 비율을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한 사이트다. 각 지역에 마우스를 가져다 대면 인근 하천 현재 수위를 알 수 있으며, 하단에는 인공위성 지도를 통해 하천의 정확한 위치와 침수 발생 시 예상 지역도 표기된다.


이 웹사이트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되며 화제를 모았다. "지금 홍수 위험이 있는지 아닌지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또 폭우가 쏟아지면 유용할 것 같다" 등 누리꾼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강군이 제작한 사이트에서는 서울시 각 지역의 수위 현황부터 침수 위험도 등 상세한 데이터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 사진=강민수

강군이 제작한 사이트에서는 서울시 각 지역의 수위 현황부터 침수 위험도 등 상세한 데이터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 사진=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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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군은 "하천 수위 현황 모니터링 자료가 폭우 재난 상황에 유용하지 않을까 줄곧 생각해 왔는데, 이런 자료를 정부뿐 아니라 일반인도 접할 수 있게 만들면 우리 가족이 더 안전해질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초4 때 놀이 삼아 시작했던 코딩 독학이 여기까지 발전했다"라고 말했다.

환경부 산하기관 자료 하나로 합쳐


이 웹사이트가 제공하는 정보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여러 기관이 제공하는 공공데이터를 하나로 합친 것이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환경부 장관에게 국가 전반의 하천 수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라고 지시했다는 뉴스를 봤다"라며 "제 프로젝트의 목표는 그런 데이터들을 하나로 통합해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 지시에 따라 정부는 2025년까지 국내 218개 지류·지천 등 데이터를 총망라한 '홍수예보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환경부 양질 자료 많아…문제는 통일 안 된 데이터들"


그러나 강군은 각 유관 기관들이 집계한 공공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데이터 품질이 아닌 '교통정리'가 훨씬 시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주재한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주재한 하천홍수 및 도심침수 대책회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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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나서 환경부 소속 기관에 양질의 자료가 엄청 많아 놀랐다. 자료 수집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라면서도 "하지만 각 기관이 제공하는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가 전부 다르다 보니 이를 통합해 하나로 처리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강군이 지적한 문제는 이른바 '데이터 사일로'라 불리는 현상이다. 여러 부처가 제각기 다른 기준을 세워 IT시스템을 구축하다 보니 데이터들이 서로 호환되지 않는 것이다. 강군은 "기관들이 수집한 자료 품질이 훌륭해서 극복할 수는 있는 문제 같다"라면서도 "보다 효율적인 서비스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최적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계 정보 전달이 중요…'코로나 대시보드' 보고 깨달아"


강군의 '하천 수위 현황' 웹사이트 제작에 영감을 준 것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개발된 '코로나보드' 등 대시보드 서비스다. 그는 "확진자 동선 지도보다 코로나19 감염 현황을 보여주는 서비스가 사람들에게 더 유용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며 "위기 상황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정보를 전달하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프로젝트에) 착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문적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운 게 아니라 부족하고 아쉽다"라며 "앞으로는 정식으로 관련 교육을 받고 다른 개발자들과 협업하는 방법도 배우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송현도 인턴기자 do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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