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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경제가 결국 우려했던 대로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경기침체’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고용, 소비, 투자 등 견고한 경제 지표를 앞세워 침체 우려를 일축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최근 소비지표 등도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시장의 우려는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美 2개 분기 연속 역성장...바이든, 침체 선 긋기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0.9%로 집계됐다고 발표된 직후 성명을 내고 "지난해 역사적 수준의 경제 성장에서 벗어나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 때 잃은 민간 부문 일자리를 모두 회복함에 따라 경제가 둔화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공식적인 경기침체 진입이 아닌,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긴축 과정에서 나타난 성장 둔화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공개된 2분기 GDP는 지난 1분기 -1.6%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통상 두 개 분기 연속 역성장은 기술적 경기침체로 평가된다. 이러한 기준으로 미 경제의 경기침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 1~2분기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BEA는 "기업 투자 외에 주거용 고정투자, 연방 및 주·지방정부 지출, 비주거 고정투자 감소 등 광범위한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이번 역성장의 배경을 전했다.


다만 기술적 경기침체의 기준을 충족했을 뿐, 미국 경제가 공식적으로 경기침체에 진입한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공식적인 경기침체 여부를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종합적인 경제 상황을 살펴 추후 판단하고 있다. NBER에 따르면 경기침체는 ‘경제 전반으로 확산해 몇 달 이상 지속되는 경제활동의 커다란 감소’로 정의된다. 8명의 경제학자로 구성된 NBER는 GDP뿐 아니라 노동지표, 소비지출, 산업생산 등 8가지 주요 경제지표를 종합해 평가한다. 그간 바이든 행정부는 GDP 발표를 앞두고 일찌감치 강력한 노동시장 등을 앞세워 현 상황을 경기침체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 역시 50년래 최저 수준에 가까운 실업률, 일자리 증가세 등을 강조했다. 그는 "실업률이 3.6%에 불과하고 2분기에만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됐다"면서 "일자리 시장은 역사상 강력한 상태를 유지하고 소비자 지출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 투자도 경제 성과로 거론했다. 그는 SK그룹의 대미 투자 사례를 언급하며 "내가 취임한 뒤 미국 제조업에 2000억 달러 이상 투자한 기업 중 한 곳"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제조업 투자가 미 제조업의 역사적 회복에 동력을 공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역사적인 글로벌 도전 과제에 직면했지만 올바른 경로 위에 있고 더욱 강력하고 안전하게 이 전환기를 헤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같은 날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도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9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기업들은 기록적인 비율로 미국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경제성과를 앞세웠다. 이어 "이런 상황은 내게 경기침체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지표를 실질적인 경기침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들은 역대 침체에서 높은 실업률, 산업생산 급감 등이 확인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현재 노동시장은 강력한 상태라는 것이 주된 방어 논거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경제 성장에 있어 뚜렷한 둔화를 목격하고 있다"면서도 "경기 침체는 전반적이고 광범위한 경제의 약화를 가리키며 이는 현재 일어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옐런 장관은 현재 노동시장뿐 아니라 가계소득, 산업성장 등 각종 지표 역시 나쁘지 않다고 진단했다.


2분기 고용은 110만개 늘어났고, 오히려 지난 경기침체 당시 첫 석달간 24만개 일자리가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4개월 연속 3.6%로 50년래 최저 수준에 가깝다. 임금도 상승세다. 이날 공개된 미국의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25만6000건)도 4주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둔화하고 있기는 하나 2분기에 여전히 플러스(1.0%)를 기록했다는 점도 아직 경기침체 진입을 규정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요인 중 하나다. 상반기 GDP를 가장 크게 끌어내린 배경으로 평가되는 기업의 재고투자 감소와 무역수지 악화가 일시적인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GDP 발표 후 "대다수 경제학자들도 아직 공식적인 경기침체 정의를 만족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제프리스의 수석금융이코노미스트인 아네타 마르코프스카는 "우리는 ‘심리적 침체기’에 있다. 실제 경기침체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인플레이션 충격에 따른 성장 둔화가 약해지면 성장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침체 임박" 비관론도 잇따라

반면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비관론도 크다. 그간 우려했던 하방 리스크들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주장하는 강력한 노동시장 역시 조만간 악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중앙은행이 단행 중인 큰 폭의 금리 인상은 결국 실업률을 끌어올리고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 전반에 찬물을 끼얹을 수 밖에 없다. CNBC방송이 최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는 Fed의 노력이 경기침체를 유발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63%가 ‘그렇다’고 답했다. 당장 건설·부동산 등 금리에 민감한 업종에서부터 빠르게 분위기가 식는 모습들이 확인된다.


Fed는 지난 3월 금리인상 사이클에 진입한 이후 4개월간 기준금리를 총 2.25%포인트 높였다. 특히 6~7월에는 한번에 0.75%포인트 높이는 자이언트스텝을 연속 밟으며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더욱이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등 데이터에 따라 9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까지도 열어둔 상태다.


플랜트 모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의 짐 버드 최고투자책임자는 "Fed가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지 않고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경로는 더욱 좁아졌다"며 "이미 문이 닫혔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아디티야 바베는 "아직은 경기침체에 들어서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국내 수요가 약해지고 있다는 기저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1.4%포인트나 낮춘 2.3%로 하향 조정하고 경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달 초 폴리티코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65%는 이미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는 답변을 내놨다.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경기 침체의 전조 현상으로 평가되는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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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매체 CNBC는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연속 역성장에도 NBER의 공식적인 경기침체 선언을 기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오히려 월스트리트에서는 올해 후반이나 2023년에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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