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후면·LED 디자인 화제
탄탄한 '가성비'로도 호평
원플러스 출신 칼 페이 설립
"테크에 질려" 애플·삼성에 일갈도

영국의 가전 스타트업 '낫씽(Nothing)'이 자사 최초의 스마트폰인 '폰 원'을 공개했다. / 사진=송현도 아시아경제 인턴기자

영국의 가전 스타트업 '낫씽(Nothing)'이 자사 최초의 스마트폰인 '폰 원'을 공개했다. / 사진=송현도 아시아경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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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송현도 인턴기자] 혜성처럼 등장한 한 스마트폰이 IT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영국의 2년차 스타트업 '낫씽(Nothing)'이 설계한 제품인 '폰 원'이다. 내부가 훤히 보이는 듯한 독특한 후면 디자인 덕분에 이미 '투명폰'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하지만 폰 원은 단순히 디자인 때문에 화두로 떠오른 게 아니다. 제품 공개 당시부터 애플·삼성전자 등 업계 공룡들에 정면 도전을 선언한 신생 기업의 자신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낫씽의 폰 원은 사실 지난 3월 처음 공개됐다. 창업자인 스웨덴 출신 기업가 칼 페이(Carl Pei)는 당시 영국 런던에서 열린 '진실(The truth)'이라는 이름의 발표회에서 "우리는 기술(tech)에 지쳐버렸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애플·삼성 등 공룡 기업에 좌우되는 스마트폰 시장, 갈수록 비슷해져 가는 디자인과 기능, 폐쇄적인 생태계 등을 비판하며 오늘날의 '고착화된'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대안으로 폰 원을 제안했다.

이후 페이는 의도적으로 폰 원의 실제 디자인을 숨기는 신비주의 전략을 고수했고 지난 21일 정식 출시와 함께 비로소 폰 원을 전면 공개했다. 우선 디자인이 파격적이다. 스마트폰 내부 설계가 비쳐 보이는 것 같은 후면 디자인, 특유의 문양을 따라 배열된 LED 광원(약 900여개의 LED 라이트로 이뤄져 있으며 개발사에서는 '글리프 인터페이스'라 칭한다)은 소비자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국내에서는 '투명폰'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후면이 투명해 보이는 디자인과 함께 LED 광원이 깜박이는 일명 '글리프 인터페이스'로 소비자의 관심을 사로잡은 낫씽 '폰 원'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후면이 투명해 보이는 디자인과 함께 LED 광원이 깜박이는 일명 '글리프 인터페이스'로 소비자의 관심을 사로잡은 낫씽 '폰 원'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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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 자체는 '저렴하고 평범한 휴대폰'으로 설명된다. 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778G+'로 중저가형 스마트폰에 적합한 프로세서다. 메모리는 8GB 램(RAM)과 128GB의 저장 용량을 기본으로 하며, 가격에 따라 램은 최대 12GB, 용량은 256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운영 체제는 기존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직접 제작한 '낫씽 OS'를 사용한다. 가격은 낫씽 본사가 있는 영국 기준 399파운드부터 최대 499파운드, 한화로는 63만원~80만원 정도.

현재 폰 원은 한국에 정식으로 발매되지는 않았고, 쿠팡 등 일부 배송 업체를 통해 해외직구 방식으로 구입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손에 넣은 국내외 이용자들의 실제 사용기도 나오고 있다. "신생 업체치고는 준수한 성능과 가격이다", "다른 브랜드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디자인" 등 호평이 있는가 하면, "너무 무난하다", "대기업 같은 AS가 불가능할 것을 생각하면, 삼성 보급형 스마트폰보다 나은 게 뭔지 모르겠다" 등 회의적인 평가도 나왔다.


'원 플러스' 일으킨 칼 페이 창업…향후 로드맵에 관심 모여


폰 원보다 주목받는 대상은 낫씽의 창업자이자 칼 페이다. 페이는 2013년 중국 스마트폰 기업인 '원플러스'를 공동 창업한 인물로, 이후 수년에 걸쳐 원플러스 제품 개발을 지휘했다. 2015년에는 개인 블로그에 "삼성 인턴이 되고 싶다. 비즈니스 확장, 운영, 관리 방법을 배우면 영광일 것"이라는 글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낫씽 창업자 겸 CEO 칼 페이는 지난 2013년 보급형 스마트폰 브랜드 '원플러스'를 공동 창업한 업계 베테랑이다. / 사진=유튜브 캡처

낫씽 창업자 겸 CEO 칼 페이는 지난 2013년 보급형 스마트폰 브랜드 '원플러스'를 공동 창업한 업계 베테랑이다. / 사진=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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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는 2020년 원플러스를 퇴사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고, 같은 해 그는 런던에서 '낫씽'이라는 새로운 기업을 창업해 돌아왔다. 구글 벤처 등 IT 업계의 유명 투자사들로부터 2억달러(약 26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그는 영국 가전기업 '다이슨' 출신의 애덤 베이츠를 영입하는 등 파격 행보를 이어갔다.


원플러스에서 성공적인 경력을 이어갈 수 있었던 그가 낯선 영국 땅에서 새로운 회사를 시작하기로 한 이유는 IT 업계에 '혁신'을 위함이다. 그는 지난해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1980년대 이후로 컴퓨터는 그저 차가운 회색 박스로 정체해 버렸다"라며 "예전 사람들은 기술의 진보에 긍정적이었는데 이제는 무관심해졌다. 이 순환(cycle)을 무너뜨려야만 한다"라고 일갈했다.


낫씽의 팬들은 페이의 '비전'과 '자신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낫씽은 거대 벤처로부터 투자를 받기 전에 이미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수만명의 팬들로부터 150만달러(약 19억원)의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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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씽의 진짜 도전과 그 성공 여부는 폰 원 이후 로드맵에 달려있다. 페이는 애플, 삼성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이루지 못한 스마트폰 업계의 새 혁신을 불어넣을 인물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컴퓨터를 '회색 박스'로 전락시킨 '정체의 순환'을 무너뜨리겠다고 말한 그가 자신의 주장에 걸맞은 성취를 이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송현도 인턴기자 do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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