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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m금융톡]은행들이 수억원 들여 '역 이름' 쇼핑하는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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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m금융톡]은행들이 수억원 들여 '역 이름' 쇼핑하는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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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역은 하나은행입니다." 금융권이 앞다퉈 지하철 역 이름을 사들이고 있다. 금융권은 최근 서울교통공사 등이 진행하는 역명병기 유상판매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부역명 낙찰을 받고 있다. 부역명은 지하철의 역명 옆 또는 괄호안에 추가로 이름을 붙이는 것을 말한다.


‘노른자’ 역명 사들인 하나·우리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서울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오는 10월부터 을지로입구역은 ‘하나은행역’으로 역명이 병행된다. 을지로입구역은 연간 승하차 인원이 2200만명이 이용하고 있는 역이자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을지로입구역 1·2번 출구는 하나은행 본점과 연결되어 있고 5번 출구에 인접한 하나금융그룹 명동사옥 내에는 하나카드, 하나생명,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하나펀드서비스, 하나에프앤아이 등 관계사들이 입주해 있다. 이번 입찰에서 하나은행은 IBK기업은행과 치열한 경쟁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2016년부터 을지로입구역의 주인이었던 기업은행은 하나은행에게 자리를 내주게 됐다.

우리은행 역시 ‘명동역’ 부역명을 사들였다. 오는 9월부터 각종 안내 표지와 차량 안내 방송 등에 명동역과 함께 ‘우리금융타운’ 역이라는 이름이 사용된다. 현재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을 비롯해 우리종합금융,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 명동역 인근에서 일하는 우리금융그룹 임직원 수는 3000명이 넘는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외에도 주요 금융사들은 ‘부역명’을 하나쯤 가지고 있다. KB금융그룹의 경우 2020년 서울시 메트로 9호선과 ‘샛강역 역명 유상병기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샛강역의 각종 안내판과 차량 안내방송 등에 샛강역과 함께 ‘KB금융타운역’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1호선 종각역은 SC제일은행, 2·5호선 을지로4가역은 BC카드, 지하철 2·3호선 을지로3가역은 신한카드가 부역명이며 애큐온저축은행도 최근 선릉역을 낙찰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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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이름’값만 수억원

부역명은 유동인구 등에 따라 역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보통 수억원 규모에 달한다. 온라인 공공자산 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을지로입구역을 8억원에 낙찰 받았다. 이전 주인이었던 기업은행은 첫 계약 당시 3억8100만원, 이후 한 차례 연장한 뒤 4억3000만원을 지불했다. 이번에 하나은행이 거의 2배에 달하는 가격을 제시한 셈이다. 우리은행이 찜한 명동역은 6억5466만원, 애큐온저축은행과 역명이 병기되는 선릉역은 7억5100만원에 낙찰됐다. 통상 사업기간은 3년이고 1회 연장이 가능하다.

은행들이 이처럼 ‘역 이름’ 쇼핑을 하는 것은 홍보 효과가 상당하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 국민이 이용하고 있는 지하철역에 계속 노출될 경우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광고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또 회사 이름이 서울 도심의 주요 역으로 인식될 경우 신뢰감을 쌓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SC제일은행의 경우 종각역에 부역명을 병기한 이후 자체 조사 결과 브랜드 인지도가 3% 가량 상승하는 효과를 얻었다. 특히 하나은행이 선점한 을지로입구역은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힙지로’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인기가 높은 장소라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브랜드 인지도 향상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슷한 구조의 상품을 두고 경쟁하는 은행·카드사의 경우 신뢰도나 브랜드 인지도가 상당히 중요하다"며 "역 이름을 차지해 홍보 효과를 노리고 금융권에서 중심에 있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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