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에 빠진 ‘저가 커피’…원자재값 인상에 팔수록 손해
우후죽순 오픈…출혈경쟁 심화
차별성·경쟁력 더 떨어지고
원두값·물류비 급등에 부담
과일값도 올라 여름장사 울상
[아시아경제 문혜원 기자]저가 커피 업체들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최근 몇 년 사이 저가 커피가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출혈성 경쟁이 심해진데다 원자재값이 폭등하면서 팔수록 손해인 구조가 계속되서다.
21일 국세청이 발표한 생활업종 월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커피음료점 등록업체는 7만7543개로 1년새 1만1000개 늘었다. 이는 전국 편의점 등록업체(약 4만6937개) 수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특히 상대적으로 초기 창업비용이 적게 드는 저가 커피의 확장세가 두드러진다.
2016년 가맹사업에 나선 메가커피는 사업 초기 41개에 불과했으나 2년 만인 2018년 전체 점포는 10배 가까이 증가한 404개를 기록했고, 이듬해엔 801개로 덩치를 불렸다. 2020년에는 1205개로 늘어 사업 초창기보다 30배 가량 증가했다. 이달 현재는 1878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2014년 부산에서 1호점을 시작으로 수도권까지 진입해 올해 6월 기준 전국에 1570개의 가맹점을 갖고 있는 컴포즈커피는 기존 커피 프랜차이즈 4위였던 투썸플레이스(약 1500개)를 제쳤고, 연내에는 스타벅스(1680개)를 제치고 3위 자리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014년에 역시 부산에서 1호점을 오픈한 더벤티도 이날 기준 전국에 937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올해 안에 1000개를 목표로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연평균 매장 수 증가율이 45%를 웃돈다.
가맹점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나날이 치솟은 원부자재값에 내부적으로는 고심이 깊다. 아라비카 원두의 국제 가격은 2020년 파운드당 113센트에서 지난해 12월에 230센트로 103.5% 뛰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물류비 급등도 부담을 더한다. 설상가상 과일 가격도 무섭게 치솟고 있다.
서울시 중구에서 한 저가 커피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 A씨는 "본사의 여름 시즌 지침에 따라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수박쥬스 등 과일 메뉴를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요새 가격이 폭등해 팔아봐야 남는 게 없고 오히려 팔수록 손해인 상황"이라며 "보통 때라면 여름이 한창 극성수기라서 가장 매출이 많이 오를 것으로 기대될 때지만 벌써 폐업 고민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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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저가 커피 매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면서 출혈성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며 "브랜드도 늘고 매장 갯수도 많아지면서 차별성·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 사업 성장이 더딘 상황이고 가맹점주들의 애로사항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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