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불법 집회 참여 말라...법 집행하겠다는 우리 결심 시험 말길"
근거는 '홍콩 국가보안법'...종교적 추도 마저 열리지 않을 예정

홍콩 깃발(왼쪽)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사진=AP, 연합뉴스

홍콩 깃발(왼쪽)과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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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은 인턴기자] 매년 6월 4일이면 열렸던 홍콩 내 '천안문 사태' 추모 행사가 올해부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오후 8시가 되면 추모의 촛불을 든 시민들이 빅토리아 공원을 가득 메우는 이 행사는 홍콩의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상징하는 대표 행사였다.

매년 진행된 행사지만 앞으론 사실상 열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를 비롯한 홍콩 경찰들이 '무허가 시위 진압'을 내세워 추모식을 통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2일 홍콩 경찰은 기자회견을 통해 "온라인에서 4일 빅토리아 공원 주변서 열리는 불법 집회를 참여를 독려 중이다"라며 "경계를 시험 말라. 법을 집행하겠다는 우리의 결심을 시험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CNN 등 보도에 따르면 리우 카키 홍콩 선임관리자 역시 "불법 집회 참여를 선동한 사람은 체포될 수 있다"며 "불법 집회의 경우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엄포했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활동 역시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


그 명분은 2020년 통과된 '홍콩 국가보안법'에 있다. 2020년과 2021년 역시 행사가 진행되지 않았으나 일부 시민과 활동가들은 빅토리아 공원 내 촛불 집회를 강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줄줄이 체포돼 법적 처벌을 받게 됐다.


올해는 종교적 추도마저 열리지 않는다. 천주교 홍콩교구는 "국가 보안법위반 우려로 올해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 추모 미사를 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해는 천안문 사태에 대한 추모의 촛불이 켜지지 않는 첫해가 된다. 중국 정부의 '천안문 사태 흔적 지우기'가 홍콩에서도 이어진 것이다.


추모일 하루 전인 3일 한 행위예술가는 홍콩의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 거리에서 감자를 깎아 초 모양으로 만드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초 모양으로 깎은 감자를 든 홍콩의 한 행위 예술가. 사진=홈즈 찬 트위터, 연합뉴스

초 모양으로 깎은 감자를 든 홍콩의 한 행위 예술가. 사진=홈즈 찬 트위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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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모양의 초에 불을 붙이려 시늉하는 순간 그는 경찰에 체포돼 어디론가 끌려갔다.


뿐만 아니라 홍콩 경찰은 빅토리아 파크 주변에서 시민들의 가방을 검사하며 촛불 등의 시위용품이 있는지 살피는 등 확인하고 있다.


한편 천안문 사태는 1989년 6월 4일 중국 베이징시의 천안문(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한 학생들과 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무력으로 진압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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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천안문 사태’가 자국민을 포함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려왔다. 관련 기사들은 검열 대상이었고 온라인 내 ‘천안문 사태’ 키워드는 검색이 제한되기도 했다. 유족들 역시 당국의 감시 대상이었다.


김세은 인턴기자 callmes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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