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이직자 엇갈리는 입장
"화면끊김 등 돌발상황 대응 어려워"
"연가 내지 않아도 돼"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 공병선 기자]"줌으로 화상 통화를 하기 좋은 장소가 어디 있을까요?" "화상 면접 장소 대관하는 곳이 있을까요?" "집은 고양이가 매일 울어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신림동 내 화상 면접 보기 적합한 장소 추천 부탁드려요."
최근 인터넷에는 비대면 채용 관련 문의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채용이 확산되는 가운데 취업 준비생과 이직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기업이 모든 전형에서 ‘비대면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채용 접수를 마감한 삼성그룹 역시 모든 전형을 비대면으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서류 접수부터 온라인 직무적성검사, 비대면 면접 등 전반적인 전형이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플랫폼 기업인 마켓컬리도 2020년 봄부터 비대면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사람인이 기업 38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5.1%가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대면 채용 전형은 화상 면접(82.8%)이 가장 많았고, 온라인 인적성검사(23%), 온라인 직무 테스트(13.2%), 인공지능(AI) 면접(12.1%), 온라인 설명회(9.8%) 순이었다.
화면 끊김, 스피커 고장 등 돌발 상황 대응 어려워…취업 준비생들 '난감'
하지만 취업자 이직자 간 의견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모씨(23)는 "비대면 면접 중에 접속 오류가 생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불안감이 크다"며 "순간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면접관들에게 안 좋은 인식을 심어줄까 봐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편한 점이 너무 많은데 대세가 된 것 같아 적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박모씨(27)는 "비대면 면접 덕분에 코로나19에 걸린 상황에서도 면접을 볼 수 있었지만 대면 면접과 달리 일방적으로 준비한 것을 읽는 느낌이 많이 났다"며 "같은 공간에 있지 않아 분위기 파악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취업 준비생들은 화면 끊김, 스피커 고장 등 돌발 상황 대응에 취약하다는 점도 비대면 채용의 단점으로 꼽았다.
반면 이직자들은 시간·장소를 구애받지 않는 비대면 채용을 대체로 선호했다. 현대 계열사 중 한 곳에 취업한 김모씨(34)는 "따로 연가를 내지 않고 면접을 볼 수 있어 편했다"며 "다만 내 매력을 모두 발산할 수 없고, 회사 분위기를 실제로 경험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천안 소재 전자회사에 근무하는 오모씨(37)는 "점심시간에 근처 스터디 카페에 가서 면접을 봤다"며 "대면면접 때보다 덜 떨려 평소보다 말을 조리 있게 잘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 디지털 전환, 수출 호조 등의 영향으로 취업시장은 개선되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3만7000명 늘어 2개원 연속 100만명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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