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자금’ 끌어다가 강남 고가주택 매수… 위법의심거래 3787건 적발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사례 1. 20대 A씨는 부친의 지인이 보유한 서울 소재 아파트를 11억원에 매수하면서 대금지급 없이 매도인의 채무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소유권을 이전했다. 이 과정에서 채무인수 등 모든 조건을 매수인의 부친이 합의하고, 매수인은 채무 상환능력이 없다고 판단돼 국토교통부는 명의신탁으로 보고 경찰청에 수사의뢰했다.
사례 2. B씨는 서울 강남 소재 아파트를 29억원에 매수하면서 부친이 대표인 법인으로부터 7억원가량을 조달받았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법인자금유용 및 편법증여로 보고 국세청에 통보했다.
국토부는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전국 9억원 이상 고가주택 거래 7만6107건 가운데 이상 거래로 분류된 7780건을 정밀조사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의 위법의심 사례 3787건을 적발해 관계기관에 통보했다고 2일 밝혔다.
적발된 유형과 건수를 통보 기관별로 보면 편법증여 및 법인자금유용 등으로 국세청 통보 2670건, 계약일 거짓신고 및 업·다운계약 등으로 관할 지방자치단체 통보 1339건, 대출용도 외 유용 등으로 금융위원회 통보 58건 등이다.
국토부는 재작년 2월 21일 거래신고 내용에 대한 직접조사권을 갖춘 실거래조사 전담조직을 발족하고 한국부동산원과 함께 거래신고내용을 상시모니터링하며 대대적인 실태 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 결과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서초구 등 초고가주택 밀집 지역에서 위법의심거래가 최대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가 361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초구가 313건, 성동구가 222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경기 분당(209건)과 송파구(205건)도 상위권을 기록했다.
해당 지역들은 전체 주택 거래량 대비 위법의심거래 비율도 가장 높았다. 강남구가 5%로 가장 높았고, 성동구(4.5%), 서초구(4.2%), 경기 과천(3.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위법 의심 사례를 살펴보면 편법증여와 법인자금유용, 계약일 거짓신고, 업·다운계약 등이 많았다.
일례로 한 매수인은 본인이 대표인 법인 자금으로 매수금 41억원 중 16억원을 조달받았다. 국토부는 이 거래가 법인자금유용이 의심된다며 국세청에 통보했다. 세무조사 결과 탈세혐의가 있는 경우 탈루세액은 추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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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상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부동산 시장의 거래질서를 훼손하는 일부 투기세력의 시장교란행위를 적극 적발해,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질서를 확립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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