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심서 감형돼도 보상 안돼는 형사보상법 조항 '헌법불합치'"
[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위헌 결정으로 청구된 재심에서 검찰의 공소장 변경에 따라 본래 판결보다 형량이 줄었을 때, 초과 수감 기간에 대한 보상 규정이 따로 없는 형사보상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왔다.
24일 오후 헌재는 형사보상법 제26조 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등 제청 사건에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법불합치란 해당 법령이 헌법에 위반되지만 즉시 효력을 중지하면 혼란 우려가 있을 때 법을 개정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효력을 인정하는 결정을 말한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15년 상습절도죄를 규정한 옛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5조의4 1항의 내용을 위헌 결정했다. 이 조항을 적용받아 상습절도 혐의로 징역 2년을 확정받아 복역을 마쳤던 A씨는 헌재의 위헌 결정에 재심을 청구했다. 검찰은 재심에서 상습절도 혐의가 아닌 '형법상 절도' 혐의로 공소장을 교환적 변경했고, A씨는 형량이 징역 1년6개월로 줄었다.
A씨는 앞선 판결로 4개월 더 수감한 것과 관련해 형사보상을 청구했다. 문제는 형사보상법 제26조 1항은 재심에서 공소장의 교환적 변경으로 감형될 때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규정을 담고 있지 않다는 것. 이에 1심은 보상 대상이 아니라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2심 심리를 맡은 서울고법은 관련 형사보상법 조항에 대해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재심에서 선고된 형을 초과하는 구금이 이미 이뤄진 상태라면 이는 위헌적인 법률 집행으로 인한 과다 구금"이라면서 "신체의 자유에 중대한 피해 결과가 발생한 것인데 형사 보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위헌 결정의 소급효와 재심 청구권을 규정한 헌법재판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이선애·이은애·이종석 재판관은 "무고한 사람을 구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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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관계자는 "향후 개선 입법의 내용에 따라 보다 폭넓은 범위에서 외형상·형식상으로 무죄 재판이 없다고 해도, 형사사법절차에 내재하는 불가피한 위험으로 인해 국민의 신체의 자유에 피해가 발생한 경우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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