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후진국형 식품 파동 고리 이제는 끊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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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또 식품 위생 사고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이번엔 김치다. 심지어 김치 종주국인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2022년에 일어난 일이다. 지난해 3월 이른바 ‘알몸 김치’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중국산 김치 거부 움직임이 일어난 지 딱 1년 만이다.


앞서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된 한성식품의 김치 제조 영상은 당시의 알몸 김치 영상 못지않게 충격적이었다. ‘명인 김치’라는 타이틀을 걸고 국민들의 식탁에 오르던 김치가 사실은 썩은 배추, 곰팡이 핀 무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제보한 영상이었다. 완제품 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에 애벌레 알로 보이는 물체가 다닥다닥 붙어있는 장면을 확인했을 땐 실제로 헛구역질이 나왔다. 해당 업체에서 김치를 사 먹은 적이 없는데도 정신적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하물며 이를 실제로 먹은 이들은 어떻겠는가.

한성식품은 김순자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소비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공장의 영구 폐쇄도 불사한다는 각오로 위생과 품질관리체계 전반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이라도 튼튼히 고쳐보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그러나 한 번 잃은 소를 다시 찾을 방도는 없다. 이 김치를 판매한 홈쇼핑 업계도 함께 날벼락을 맞았다. 고객들의 항의와 환불 요구 등이 빗발치자 업체들은 부랴부랴 판매 중지와 함께 환불 조치를 약속하며 뒷수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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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제조업체들도 혹시나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김 대표의 김치 명인 지정 철회를 놓고 내부 검토 중이라고 한다. 물론 자격 없는 이에게 내어준 자격증을 회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시급한 건 또다시 퍼진 김치에 대한 불신과 먹거리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종식하는 일이다. 잊을만하면 나오는 후진국형 식품 위생 사고의 고리도 이젠 끊어야 한다. 중국이 일명 ‘김치 공정’의 일환으로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일컬을 때 전 국민은 분노했다. 그러나 이래선 분노할 명분도 없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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