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왜 이래" 상속분쟁 '급증'… 자산가치·권리의식 상승 영향
상속재산분할 심판, 유류분 반환 청구소송 동시에 늘어
#. 30대 미혼으로 집안 장남인 이진규씨(가명)는 여동생 2명과 민사법원에서 유류분 반환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부모님이 부동산 1건과 자금 3억원을 이씨에게만 전부 물려주면서 다른 여동생들의 불만이 커진 것. 민법상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직계존속과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3분의 1만큼 유류분 권리를 인정하기 때문에 큰오빠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여동생들은 각각 전체 상속재산의 최소 6분의 1을 가져갈 수 있다.
상속재산을 둘러싼 분쟁으로 형제, 가족들이 법원을 찾는 사례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3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정법원에 접수된 상속재산분할 심판 청구는 2380건으로 집계됐다. ▲2016년 1233건 ▲2017년 1403건 ▲2018년 1710건 ▲2019년 1887건으로 매년 증가세다.
전국 1심 법원에 접수된 유류분 반환 청구소송도 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1701건을 기록했다. 최근 추이를 보면 ▲2016년 1096건 ▲2017년 1233건 ▲2018년 1372건 ▲2019년 1512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020년 1444건으로 하락했지만, 지난해 257건이나 늘어 반등했다.
상속재산분할 심판은 피상속인 사망 시 남은 재산을 법원 심판을 통해 나누는 것이다. 변론기일을 거쳐 엄격하게 진행되는 소송이 아닌 가정법원에서 비송으로 진행돼 재판부의 자율성이 크다. 유류분 반환 소송은 민사법원에서 사전증여·유증을 포함한 전체 상속재산을 산정하고 부족한 유류분을 다른 상속인에게 청구하는 소송이다.
가족간 상속분쟁이 늘어난 것은 '개인 권리의식 향상'과 '자산가치 급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최지수 최지수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결국 분할 합의 결과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며 "유류분 반환 청구까지 소송이 이어질 정도로 자기 재산에 대한 권리의식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오용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도 "결국 내 몫을 찾겠다는 의미"라며 "여전히 '첫째'나 '아들'에게 재산을 몰아주는 경향이 있어 관련 소송으로 이어지는 일이 많다"고 전했다.
최 변호사는 특히 "부동산 가격 등 자산 가치가 급상승해 욕심을 버리고 한 형제에게 재산을 몰아주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대확산 후 점차 늘어난 시중 유동성은 지난해 12월 3600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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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부모가 자녀들과 논의해 상속재산을 미리 투명화하고 교통정리를 해야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세금 문제를 피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사전증여가 이뤄지고 있지만, 모든 형제에게 이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피상속인 사후에 서로 계좌를 들추거나 소송전을 벌이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오 변호사는 "특정 자녀에게 더 많은 재산을 상속하더라도, 각자의 유류분 권리 내에서 형제들에게 그 과정을 설명한다면 소송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미리 유언을 작성해 놓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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