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16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도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하는 등 코로나19 시국에서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고무적인 분위기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좋은 실적을 냈다고 칭찬하는 기사들이 주를 이뤘다.
반면 은행의 호실적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이자 장사’ ‘이자 놀음’으로 올린 최대 실적에 성과급 잔치, 배당금 잔치 등 부정적인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이같은 온도차는 은행의 최대 실적의 근간이 된 이자수익 때문이다. 5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수익은 43조원에 달했다. 코로나19와 저금리로 대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가 인상되면서 이자수익이 확대됐다. 특히 은행들이 가산금리는 올리고 우대금리는 낮추면서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반면 예금 금리는 제자리 수준에 머물면서 예대금리차가 한층 확대됐다. 이에 서민들은 대출이자 갚느라 등골이 휘는데 이자장사로 폭리를 취한다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이같은 비난을 의식해 정치권에서는 예대마진을 제한하기 위한 법안과 공약까지 나온 상태다.
은행의 실적을 더 깐깐하게 보는 이유는 또 있다. 은행이 규제산업이고 과거 위기 시에는 막대한 공적 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은행은 진입규제가 있어서 일정 요건을 갖추고 금융당국을 허가를 받아야만 설립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또한 과거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부실을 막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공적 자금이 수혈됐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이후 금융회사의 부실을 막기 위해 투입된 공적 자금은 168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중 은행에 86조9000억원, 제2금융권에 79조4000억원이 투입됐다. 국민 입장에서는 혈세를 불어넣어 살려놨으니 은행의 공적 역할을 더 기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은행은 엄연히 주주들이 있는 상장사이고 사기업이다. 기업의 이익과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금융지주사들이 2020년에도 양호한 실적을 올렸지만 금융당국에서 은행의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제한하라고 권고하면서 배당을 줄이자 주주들이 국민청원에 나서는 등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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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상업성과 공공성을 모두 띠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쉽진 않겠지만 두 가지 역할을 균형있게 잘 수행하기 위한 은행의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사회공헌이나 고통분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또한 합리적인 예대금리 산정을 통해 국민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과하게 대출금리만 올리고 예금금리는 찔끔 올려 이자장사에 열을 올린다는 말은 듣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배당이나 성과급 지급은 기업으로서 마땅한 일이지만 공적인 성격을 감안해 그것이 사회적인 상실감을 초래하거나 비난의 단초가 되지 않도록 사회적인 눈높이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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