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형, 지난 1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로 붙잡혀
그가 출소 후 다시 범죄 저지르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한 달
과거 고위직 물품 훔치며 대중 사로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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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1970~1980년대 당시 경제기획원 장관 겸 부총리, 국회의원, 재벌 등 쳐다보기도 힘든 고위직의 집이 털리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고위층과 긴밀히 지내며 고액의 어음사기를 일으킨 장영자의 물방울 다이아몬드도 절도 당했단 사실이 알려지며 장안의 화제가 됐다. 당시 다이아몬드는 수입 금지 품목으로 불법적인 경로가 아니면 절대 집에 둘 수 없는 물건이었다.


물건을 훔쳤던 주인공은 바로 조세형(84)이다. 어린 시절부터 길거리 부랑자 생활을 했떤 그는 당시 평균보다 더 큰 신장을 바탕으로 담벼락을 뛰어넘으며 절도 행위를 이어왔다. 하지만 1982년 11월25일 그는 경찰에 의해 붙잡혔고 이후 징역 15년을 살게 된다. 검찰은 당시 기소하면서 조씨의 절도 규모를 5억5000만원이라고 밝혔지만 조씨는 스스로 10억원을 훔쳤다고 밝혔다.

조씨는 공판 과정에서 더욱 화제가 됐다. 그가 밝힌 절도의 원칙과 부유층의 자택만을 대상으로 훔쳐왔던 행적들이 일치하면서 마치 20세기의 ‘홍길동’으로 대중들에게 인식됐기 때문이다. 원칙은 다음과 같다.


▲가난한 사람의 돈은 훔치지 않는다.

▲훔친 사람의 30%는 가난한 사람을 위해 사용한다.

▲흉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가난한 사람의 돈은 훔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대중 사로 잡아…종교인으로 새 삶 시작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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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소 뒤의 모습을 보며 대중들은 더욱 조씨를 지지했다. 그는 종교적으로 새 사람이 됐다고 말했으며 실제로 목사 안수를 받아 목사까지 된다. 뿐만 아니라 복음을 전파하며 어려운 사람을 돕기도 한다. 실제로 그는 선교단체까지 설립한다. 그의 뒤틀린 재능도 적극 활용했다. 국내 최대 경호업체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경찰과 학교 등을 다니며 강사로서도 활동했다. 그는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일본으로 진출한다.


하지만 조씨는 일본에서 절도 혐의로 다시 3년6개월 징역 살게 된다. 2000년 11월 일본 시부야 지역 주택단지를 돌며 금품을 훔친 혐의다. 무엇보다 사람들을 실망케 한 것은 그의 궁색한 변명이었다. 그는 돈이 목적이 아니라 “일본의 보안시스템을 점검하러 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속해서 무너지는 그의 원칙…영웅 아닌 잡범에 불과했다

이후에도 그의 절도 행위는 이어지면서 보안시스템을 점검하겠다는 그의 발언이 변명에 불과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다. 그는 출소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2005년 서울 마포구에서 절도하다가 또 3년을 복역했다.


아울러 2010년엔 범죄자들이 훔친 물건들을 전문적으로 매매하거나 운반하는 장물아비 노릇을 하다가 걸려 2년을 감옥에서 살게 된다. 여기서 조씨는 전기다리미를 휘두르는 등 흉기를 사용해 홍길동이란 이미지를 만들어줬던 원칙 하나가 무너진다.


이후에도 자잘한 범죄를 이어갔다. 2019년엔 서울 광진구에서 저금통을 훔치다가 걸려 지난해 12월 출소했다. 저금통엔 5만원도 채 들어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그의 원칙 중에서 가장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가난한 사람의 돈은 훔치지 않는다’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지난 17일 용인동부경찰서는 용인시 고급 주택단지에서 금품을 훔치던 조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로 붙잡았다고 밝혔다. 전날 수원지법 김태형 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부터 조씨는 공범과 함께 경기 용인시 고급 주택단지를 돌며 3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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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가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한 달, 그는 지난해 12월 초 상습야간주거침입절도 및 미수 혐의로 인한 형을 마치고 출소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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