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지금 우리 학교는' 대히트…넷플 효자 자리매김
흥행 증명해도 수익 배분 크게 안 달라져 "보상에 더 신경 써야"
할리우드 감독·배우는 수십억 챙겨줘…인큐베이팅도 일본만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4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4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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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콘텐츠는 넷플릭스에 효자와 같은 존재다. '오징어 게임' 등이 시청자 유입을 넘어 기업 가치까지 끌어올렸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6월 28일부터 매주 시청시간이 많은 열 작품을 집계해 발표한다.


‘오징어 게임’ 시청시간은 첫 주(9월 13~19일) 6319만 시간이었다. 둘째 주에 수치는 약 열일곱 배 많은 4억4873만 시간으로 늘었다. 셋째 주에는 집계가 시작된 이래 TV·영화를 통틀어 가장 많은 5억7176만 시간을 기록했다. 19주 동안 22억8202만 시간 시청되며 비영어권 TV 부문 10위권을 고수했다.

신규 가입자를 대거 유치한 넷플릭스는 주가가 10% 포인트 이상 뛰었다. 시가총액도 약 24조 원(지난해 11월 초 기준) 증가했다. 지난해 한국 콘텐츠에 투자한 5500억 원보다 마흔네 배 많은 규모다. 최근 가치가 급등한 지식재산(IP)까지 확보하며 상당한 실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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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올해 한국 작품 스물다섯 편을 선보인다. 지난해 열다섯 편보다 열 편 많아졌다. 한국 콘텐츠를 총괄하는 강동한 VP(Vice President)는 "투자 규모를 확대했다"며 "한국 콘텐츠는 그만큼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 지난해 내부 평가와 위상도 크게 올랐다"고 밝혔다.

이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요인은 가격 대비 효율이다. ‘오징어 게임’ 제작에는 약 250억 원이 투입됐다. 두 달 뒤 공개된 영화 ‘레드 노티스’에는 약 열 배 많은 2400억 원이 들어갔다. 그러나 최고 한 주 시청시간은 1억4872만 시간(11월 8~14일)에 그쳤다. 약 800억 원이 투입된 영화 ‘돈 룩 업’도 1억5229만 시간(12월 27일~1월 2일)에 머물렀다. 상대적으로 러닝타임도 짧지만, '오징어 게임'보다 화제성이 덜했다.


넷플릭스는 최근 ‘오징어 게임’만큼 흥행하는 작품이 나오지 않으면서 침체에 빠졌다. 지난달 20일에 517.75달러였던 주가가 이튿날 400.43달러로 폭락했다. 지난달 26일에 378.27달러까지 떨어져 고점(지난해 11월 17일 690.00달러) 대비 반토막이 났다. 증권가는 위기를 극복할 해법으로 글로벌 히트 작품과 게임사업 활성화 등을 거론한다. 전자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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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에 공개된 ‘마이 네임’, ‘지옥’, ‘고요의 바다’ 등은 비영어권 TV 상위권에 자리했으나 하나같이 주 1억 시청시간 경신에 실패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공개된 ‘지금 우리 학교는’은 첫 주(1월 24~30일)에 1억2479만 시간을 기록하며 한국 콘텐츠의 힘을 다시 증명했다.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모든 나라에서 5위권에 자리하며 오징어 게임에 비견할 상승세를 보인다.


‘지금 우리 학교는’의 제작사인 필름몬스터와 김종학프로덕션이 가져가는 수익은 많지 않다. 넷플릭스는 제작사에 일정 금액만 지급하고 향후 저작물 이용을 통해 얻는 수익을 모두 독점하는 매절계약을 한다.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제작사는 손실을 떠안지 않는다. 대신 제작원가 회수와 5~10%의 수익 배분에 만족해야 한다. 흥행에 따른 별도 인센티브나 리메이크 판권 수익 등은 없다. 배대식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사무국장은 "해외 진출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OTT가 IP를 독점하는 건 심각한 문제"라며 "중소제작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거의 모든 제작사가 같은 처지"라고 지적했다.


넷플릭스는 지금과 같은 계약 형태를 바꿀 생각이 없는 듯하다. 강 VP는 "넷플릭스는 월정액 서비스다. 일정 금액을 내면 보고 싶은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며 "콘텐츠 하나하나의 성공과 실패를 정량적으로 책정하기 힘들고, 보상을 추가적으로 체계화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100% 제작비를 내고, 성공을 전제로 추가 보상 펀딩을 한다"며 "큰 성공을 거두는 경우 추후 시즌이나 다음 프로젝트를 할 때 충분히 (보상에 대한 부분이) 반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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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수준은 두 배 정도로 알려졌다. 예컨대 황동혁 감독이 ‘오징어 게임’ 연출료로 5억 원을 받았다면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며 약 10억 원을 받는 셈이다. 제작자 A씨는 "넷플릭스가 할리우드 배우·감독에게 수십억 원을 챙겨주는 점을 고려하면 합당한 대우로 보기 어렵다"며 "흥행이 증명된 만큼 인센티브 등을 더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작자 B씨도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은 할리우드 작품도 해내지 못한 성과를 냈다는 점이 시청시간만으로도 확인된다"며 "넷플릭스가 모든 권리와 수익을 가져가는 만큼 보상에 더 많은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A씨는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 제작비는 출연료나 연출료뿐만 아니라 스태프의 희생을 강요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가 일본에 적용하는 인큐베이팅 시스템 등이 국내에도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넷플릭스는 일본 위트스튜디오가 운영하는 애니메이터 육성 학원의 커리큘럼을 직접 감수한다. 수강생의 수강료와 생활비를 지불하고, 수료하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제작 현장에 투입시킨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4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이 4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오픈 토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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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들의 불만은 IP에도 있다. 넷플릭스가 넘겨받은 이상 보호와 활용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오징어 게임’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게임, 의류 등 상품에 무단 활용됐다. 원저작물마저 불법 복제돼 유통됐으나 넷플릭스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B씨는 "작품의 흥행을 위해 방치하는 경우도 있으나 ‘오징어 게임’의 경우는 너무 심했다"며 "넷플릭스는 IP를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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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VP는 "저작권 침해를 심각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사업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느슨하게 대처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지부진한 IP 활용에 대해서는 "게임 서비스의 경우 아직 초기 단계다. 어떻게 흘러갈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징어 게임’과 관련해 다양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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