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美 진출 22년만에 궐련담배사업 잠정 중단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KT&G가 낮아진 사업성을 이유로 미국 현지에서 궐련담배 영업을 잠정 중단한다. 지난 1999년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지 약 22년 만이다.
15일 KT&G에 따르면 KT&G는 미국 내 시판 중인 궐련담배의 제조·선적·통관 및 현지 도매상에 대한 제품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 영업정지 금액은 약 2057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대비 약 3.9%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KT&G의 미국 담배 영업 중단은 현지 규제 강화와 시장 경쟁 과열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지 제도에 따라 담배소송에 대비해 쌓아두는 기금인 ‘에스크 펀드’ 예치금 증가도 이번 결정의 요인이 됐다. 지난해 KT&G의 에스크로 예치금은 약 2300억원으로 미국 내 연간 매출액(연결 기준)인 약 2463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KT&G는 연간 매출액 대부분을 에스크로 예치금으로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담배 제품에 대해 엄격한 규제 기준을 제시하는 점도 발목을 잡았다. 최근 워싱턴주를 비롯해 콜로라도주의 덴버시 등은 멘톨(박하향) 담배 생산·판매 금지 입법 등을 추진하고 있다. 니코틴 함량 역시 매우 낮은 수준으로 요구하는 규제가 이어지고 있다. KT&G는 미국 시장에서 저가 궐련담배 제품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판매량을 끌어와 규제 비용 증가가 큰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KT&G는 미국 내 담배 생산업체들로 구성된 ‘한국산 담배 반대 연합’ 등 현지 업체의 견제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난 2019년 12월 ‘한국산 담배 반대 연합’이 한국산 4급 담배가 7.10~113.06%에 이르는 고율 덤핑 판매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월 미 국제무역위원회(ICT)는 이를 인정해 ‘피해 긍정 예비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끝내 ‘무혐의’ 판정을 받았지만 각종 규제 강화와 시장 과열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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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관계자는 "미국이 다른 시장과 다르게 담배 사업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시장 경쟁도 과열화되면서 각종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이라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현재 미국 내에서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미국의 규제 환경을 점검한 이후 사업 전략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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