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3곳 중 1곳 이자도 못낸다
이익 합계 역대 최대인데
이자보상배율 1배 미만 36%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국내 상장사들의 순이익 합계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셋 중 하나 이상의 상장사는 여전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처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전체 국내 상장사들의 이자보상배율(비율)을 분석한 결과 1배이하인 곳과 N/A(영업이익 음수)인 기업은 총 501곳으로 조사 대상 상장사(1362곳) 중 36%에 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영업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작년 3분기엔 1373개 기업 가운데 514개 기업(37%)이 이자보상배율 1배를 밑돌았고,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엔 1260개 기업 가운데 464곳(36%)이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돈(영업이익)이 갚아야 할 이자(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1배보다 낮으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로 잠재적인 부실기업(한계기업)으로 본다. 국내 상장사의 한계기업 비중은 2016년 25.8%, 2017년 28.6% 수준을 보이다 2018년 이후 32.8%를 기록한 뒤 3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장사의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경우 한계기업의 비중은 낮아지기 마련이다. 올해는 국내 상장사들이 코로나19 영향에도 분전하며 역대급으로 돈을 많이 벌어들였음에도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 대비 1%포인트 줄어드는데 그쳤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 영업이익은 143조2403억원으로 1년 전 대비 88.2% 성장하며 역대 최대 이익을 달성했으며 코스닥 법인도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2조204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8조6729억원) 대비 40%가량 성장했다.
이는 대기업은 코로나19를 잘 견뎌내며 수출규모를 더 늘려나갔지만, 중소기업이 미진한 회복세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곳간이 풍부한 곳은 현금을 더 벌어들였지만 빈 곳은 계속 비어있어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코스닥의 한계기업 비중은 501곳 중 73%(367곳)로 지난 2019년 464곳 중 68.7%(319곳) 대비 더 크게 늘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기업혁신금융 연구센터장은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대부분 IT 관련 수출 기업으로 이들은 코로나19에도 실적이 개선세를 유지해 더 잘나갔다"며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받은 업종들로 올해도 형편을 개선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더 걱정스러운 것은 금리 인상에 따른 기업들의 이자비용 부담이다. 앞으로 현금창출력이 더 확대되더라도 금리 상승으로 이자비용이 증가하면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해 한계기업으로 추락하는 기업들은 더 많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센터장은 "금리 인상과 더불어 내년 3월 말이면 종료되는 부채상환유예가 종료되어 기업들의 이자비용 부담은 훨씬 커질 것"이라며 "이미 한계에 몰린 기업들은 부채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