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토지세 수입 2년만에 반토막…트럼프 정부 세법 개정 여파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 세법 개정 때문에 미국의 토지세 수입이 지난 2년새 절반으로 줄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세청에 따르면 2020회계연도(2019년 10월~2020년 9월) 연방정부 토지세 수입은 93억달러로 200억달러가 넘었던 2018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토지세를 낸 가구 수도 약 5500가구에서 1275가구로 급감했다.
트럼프 정부 때인 2017년 공화당이 제정한 세법 개정안 때문이다. 당시 세법 개정으로 부모가 자녀에게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는 한도가 기존보다 두 배인 2340만달러로 늘었다.
설령 재산 규모가 2340만달러를 넘어도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세금을 피할 수 있다. 약 60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나이키 창업주 필 나이트는 2009년부터 약 93억달러 재산을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을 일으켰다.
뉴저지 소재 로펌 그린버그앤슐먼의 리처드 그린버그 변호사는 "토지세를 최소화하는 일은 쉽다"며 "두 배가 된 증여 한도와 상속세를 정산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수단을 조합하면 많은 부동산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회계연도 연방정부 세수는 4조달러가 넘는다. 토지세 수입이 절반 이하로 줄어도 100억달러 정도이기 때문에 별로 티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조 바이든 정부가 소득 불균형을 해소하고 부자들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둬들이려 하기 때문에 향후 토지세 수입 급감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는 속에서 부자들 세금인 토지세수가 줄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미국 억만장자들의 재산 총계는 지난 5년새 두 배로 늘어 5조달러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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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민주당 내에서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세 부담을 늘리는 법안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최근 민주당에서 면제 대상을 절반으로 줄이고 부자들이 세금을 피하는 많은 수단을 차단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법안에서 해당 항목이 결국 빠졌다. 민주당 내 중도 성향 의원들이 강력히 반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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