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충돌]은행권 우대금리 딜레마…축소땐 이자 부담↑·확대땐 대출 증가 걱정↑
우대금리 축소·폐지해온 은행권
우대금리폭 축소하면 서민들 이자부담...확대하자니 대출 증가 걱정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대출금리 급등 현상으로 은행권 대출금리 산정체계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보조를 맞췄던 은행들 입장이 난처해졌다. 우대금리 축소·폐지가 대출금리 급등에 직접적 영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앞으로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압박도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우대금리 축소·폐지가 급증하는 가계빚을 줄이려는 금융당국의 정책방향에 맞춰 신규 대출 관리 차원에서 시행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은행이 이자장사를 하기 위해 우대금리를 축소·폐지한 것처럼 비춰지는 현실이 불편하다는 것이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관리라는 당국의 목표에 맞춰서 가계 대출 증가량을 조절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일부 대출의 우대금리를 낮춘 것"이라면서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시장금리의 급격한 상승이 더해지며 금리 상승 체감이 더 커진 것인데 마치 이자이익을 늘리기 위해 금리를 높이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낮추는 조치를 취한 것은 올해 하반기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범위 이내로 제한하고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5000만원 수준으로 축소하는 등 대출관리 강화에 나서면서부터다.
5대 시중은행이 지난 6월 이후 축소한 약 0.08%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원상복귀 하는 것 만으로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현행(10월 말 기준)3.42% 수준에서 3.34% 수준으로 낮아진다. 하지만 은행들이 이를 선뜻 결정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출금리 급등 분위기 속에 조금이라도 낮은 이자를 찾아 거래 은행을 바꾸는 ‘금리 유목민’이 늘고 있어 우대금리를 다시 활성화할 경우 대출쏠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이 요구해온 대출증가율 권고치를 지키지 못하면 관리를 제대로 못한데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B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도 정부와 금융당국이 대출 총량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축소했던 우대금리폭을 다시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대출금리 산정체계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 일정 부분 변화도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이 대출금리 산정체계의 투명성과 합리적 운영을 강조하기 위해 이날 오후 8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을 소집한 것. 서민 이자부담 급증에도 금융당국이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난이 커지자 뒤늦게 액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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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금리는 시장에서의 자금 수요·공급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가격이라는 점에서 금융당국도 은행권의 대출금리 산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은행연합회 자율규제인 ‘대출금리 체계의 합리성 제고를 위한 모범규준’에 따라 은행의 대출금리 산정체계가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되고 있는가에 대해 점검하는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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