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고용정보원, 1년 만에 근로자 수 업데이트

구인·구직정보 플랫폼 구직 '광의' 근로자 220만
배달 기사 배정 등 플랫폼 구직 '협의'로는 66만

시장 커졌는데 '근로자성' 입증 등 쟁점은 여전
연내 법 통과 불투명…4대보험 보장 등 '하세월'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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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근로자 열 명 중 한 명은 플랫폼 종사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새 종사자 규모는 40여만 명(23%)이나 커졌다. 다만 이들이 건강·고용·산재보험 및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제도와 근로자로서의 기본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보호하는 법안이 올해 통과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실정이다. 이들이 플랫폼 일감을 '주업' 삼아 버는 돈은 한 달에 192만3000원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191만4000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한국고용정보원과 지난 8~9월 두 달간 5만1명의 15~69세 인구를 조사한 결과 구인·구직 정보를 소개하는 플랫폼을 통해 일을 구하는 광의의 플랫폼 종사자는 220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기사 등 일의 배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을 통해 노무를 제공받는 협의의 플랫폼 종사자는 약 66만 명이었다. 지난해 말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인용해 발표했던 한국노동연구원의 직전 기록에 따르면 광의의 종사자는 179만 명, 협의의 종사자는 약 22만 명이었다. 당시엔 15~64세, 이번엔 15~69세 취업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해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광의의 종사자 기준으로 규모가 41만 명가량 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주목할 점은 상대적 고용 취약 계층이라 불리는 여성과 청년의 비중이 크다는 사실이다. 플랫폼 종사자 중 여성 비율은 46.5%로 전체 취업자 대비 비율인 42.8%보다 3.7%포인트(p) 높았다. 청년(2·30대) 비율은 55.2%로 전체 취업자 대비 비율인 34.7%보다 20.5%p나 높았다. 직종별로 보면 배달·배송·운전이 전체의 29.9%를 차지했다. 고용부는 "코로나19가 확대되면서 비대면 소비가 는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음식조리·접객·판매(23.7%), 통·번역 등 전문서비스(9.9%) 등이 뒤를 이었다. 남성 중에선 소위 '라이더'라 불리는 배달기사가 속한 배달·배송·운전 종사자가 47.5%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여성은 음식조리·접객·판매 관련 종사자가 33.1%로 1위였다.


이들 종사자에게 플랫폼 일은 적잖은 '의미'였다. 협의의 종사자 66만 명의 47.2%는 이 일을 '주업'으로 삼고 있었다. 고용부는 이 일로 본인 수입의 50% 이상을 충당하거나, 주 20시간 이상 일을 하고 있다고 답한 이들을 '주업형 근로자'로 간주했다. 수입의 25~50% 혹은 주 10~20시간 노동을 플랫폼 노동으로 충당하는 '부업형'도 39.5%였다. 주업형 근로자의 82%, 부업형의 69%가 배달·배송·운전 종사자란 점도 눈길을 끈다. '주업'으로 플랫폼 일을 하면서 버는 돈은 월 192만3000원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월 191만4440원과 비슷하다. 이들 중 고용보험을 적용받는 이는 29.1%, 산재보험 수혜자는 30.1%에 불과했다.

투명한 계약을 맺은 이도 적었다. 협의의 종사자 66만 명 중 플랫폼 업체와 제대로 계약을 맺었다고 한 이는 57.7%, 아무 계약도 맺지 않았다고 한 이는 28.5%였다. 계약을 맺어도 내용 변경 시 '플랫폼이 일방적으로 결정·통보한다'고 답한 이가 47.2%로 절반에 달했다. 아예 의견도 묻지 않는다고 답한 이의 비율은 전체의 39.7%나 됐다. 플랫폼사가 정한 업무 규정이 없다고 말한 이는 59%로 규정이라도 있다고 한 이보다 많았다. 규정이 있다고 답한 이들 중 83%가 규정 위반 시 일시적 애플리케이션 차단 및 일감 배정을 당한다고 답했고, 59%는 계약해지까지 간다고 했다. 규정이 없는 것도 심각하지만, 있다고 해도 사실상 업체가 계약을 한 방에 끊는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다.


최현석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플랫폼 기업이 종사자와 계약을 맺지 않거나, 계약을 바꿀 때 종사자와 협의하는 비율이 낮은 이유는 법적 규율이 미비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 정책관은 "플랫폼 기업이 투명하고 공정한 계약체결 및 준수 의무를 다하고 계약 내용 변경 시에도 종사자의 의견을 듣고, 종사자들의 어려움도 적극 해결하는 동반자적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한 국회의 입법 논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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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이런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종사자의 '근로자성'을 어떻게 볼지 등 몇몇 쟁점 때문에 보호법은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이들을 자영업자가 아니라 근로자로 인정할 경우 4대 보험과 최저임금 등 근로기준법상의 권리를 보장해줄 수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지난 3일 주요 플랫폼 업체 11곳의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를 열고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플랫폼 종사자 보호·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이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며 앞으로 플랫폼 종사자가 고용·산재보험에 가입하고 적합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기업들에 당부한 바 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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