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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자네, 변호사나 의사는 각각 선비 사(士), 스승 사(師)를 쓰지만 우리 검사들은 일 사(事)를 쓰는 이유를 아나?"


검찰 내부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비밀의숲’에서 검찰총장 안승호(선우재덕 분)는 황시목(조승우 분)을 ‘검사 스폰서’ 사건을 밝힐 특임검사로 임명하면서 이같이 물었다. 황시목이 "잘 모르겠다"고 하자 안승호는 "일 사는 사람이 깃발을 들고 전진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한자. 이 한자를 쓰는 검사는 모든 사건에서 깃발을 들고 선봉에 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에선 이런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검사들이 많다. 자타공인 ‘최고의 두뇌 집단’이다.

이랬던 검찰이 휘청대고 있다. 이유도 다름 아닌 수사를 제대로 못해서다. "검사는 수사로 말해야 한다"고 했는데 ‘기본도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전날엔 법원에서 공개망신을 당했다. 내부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를 한 혐의로 기소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검사가 내부정보가 어떤 내용인지도 조사하지 않았다"고 했다. "범행에 대한 강한 의심은 든다"고도 했다. 죄를 지은 건 맞는 듯한데 검사의 수사가 부실해서 유죄 선고를 할 수 없다는, 이례적인 판결이었다.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수사도 답답하다. 팀원 7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팀장인 김태훈 4차장검사는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잠복기를 이유로 휴가를 내고 11일 복귀한다. 수사의지가 없다는 소리도 나온다. 검찰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김 차장의 휴가에 "어떻게든 수사를 현장에서 지휘할 생각을 해야 하는데 휴가를 냈다는 것은 수사 안하겠다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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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검찰총장은 리더십을 의심받고 있다. 대검 감찰부에서 공수처로 넘어간 대변인 휴대전화를 둘러싼 논란은 검찰이 공수처의 "하청업체"가 됐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국민들은 묻고 있다. 이것이 진짜 우리가 원한 ‘검찰개혁’인가. 뉴스 댓글에 연일 달리고 있는 "정말 개혁 잘했다"는 비아냥을 검찰은 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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