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가입 발표 또 연기…"내년 1월 이전 신청서 제출"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 연기…가입 방침엔 변화 없어
中보다 먼저 가입 추진
농축수산물업계 강력 반대·日 수산물 추가개발 요구
부처간 조율에 난항 예상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주상돈 기자, 문채석 기자] 우리나라가 늦어도 내년 1월 이전까지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신청서를 제출할 전망이다. 정부는 CPTPP 가입 여부를 결정할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 개최를 또다시 미뤘지만 가입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농축수산업계 등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에 대한 지원대책 마련을 놓고 관련부처가 막판 이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일 "CPTPP에 가입하겠다는 정부 기조는 달라진 게 없다"면서 "내년 1월 이전까지는 가입신청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을 최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했다"고 말했다. CPTPP 회원국들이 내년 1월 중국의 가입신청서를 심사할 계획인 만큼 늦어도 이때까지는 가입신청서를 제출해 함께 심사대상에 포함한다는 것이다.
다른 정부 고위 관계자도 "중국보다 한발 늦게 CPTPP에 들어갈 경우 가입 조건은 더욱 까다로워질 것"이라며 "중국보다 먼저 가입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 방침이고 그 기조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CPTPP 가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홍 부총리는 G20 정상회의 수행 차 외국에 머물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G20 정상회의에 홍 부총리를 비롯해 주요 장관이 참석해 대경장을 열고 대외적으로 메시지를 발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부처 간 실무적으로 짚어볼 부분도 더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 업계 등의 반대가 완강해 부처간 조율도 쉽지 않다. CPTPP 회원국 중에는 아·태 지역 농업국가가 많아 국내 농업 부문의 타격이 예상되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수입을 중단한 수산물에 대해 기존 가입국인 일본이 추가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는 이 같은 우려를 전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대외경제관계장관회의 개최 여부에 대해 "아직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CPTPP 가입 필요성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앞서 기재부와 외교부 등도 이미 공개적으로 CPTPP 가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글로벌 통상 질서가 공급망 안보, 지역화로 이동하면서 CPTPP 가입을 통해 새로운 통상질서 수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 코로나19 발생 이후 세계 통상질서의 중심축이 자유무역에서 공급망 안보, 다자주의에서 지역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우리도 지나치게 높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점차 중요성이 높아지는 아·태 공급망 협력 체제의 일원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중 갈등,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제조기지가 중국에서 아시아로 이동하는 ‘아세안 시프트’가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16~2020년 전 세계의 대 아세안 직접투자는 7310억달러로 2011~2015년(5604억달러) 대비 30.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중국 직접투자는 6330억달러에서 6989억달러로 10.4%에 그쳤다. 미국의 대중 수출규제 회피,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생산기지 폐쇄 영향 등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공급망의 ‘탈(脫) 중국’ 현상이 심화되면서 우리도 높은 대중 무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안보 차원에서라도 아·태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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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성 국제통상학회 회장(고려대 국제학부 교수)은 "4차 산업혁명,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무역 양상은 전 세계가 아닌 지역 중심으로 달라지고 있다"며 "CPTPP와 같은 특정 지역 간의 경제협력체제, 특정 지역 기반의 메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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